푸른빛으로 꿰어사슬고리 엮고 엮는 빛무리큰 길 교차로 신호등 바라보고 있다이슬처럼 나뒹굴던 그 시간푸른 잔디 쥐어뜯던 그 세월밤하늘 별무리 헤아렸던 그 눈빛...

기차표 예매하거던자네만 가지 말고 나에게도 소리하게명절이 되어도 고향이 없어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은데자네와 나는 찾아갈 고향이 있으니얼마나 다행한 일인가하...

반딧불이 동네가 어둠을 한 올 한 올 풀고 있다무주구천동 설천교지나덕유산입구 계곡따라서무수히 떠다니는 새초롬동이 불빛깜박 깜박 깜박 어둠을 먹고 사는지습지...

EOwLNUcUf6n넙죽한 호박잎이 축축 쳐지는 한낮땅거죽이 뜨끈뜨끈 달아오른 불볕더위를등목품앗이로 식혔던 어린 날들이 떠오른다학교 갔다 돌아오는 길물 흐르...

까악 까악 까막새야 울지마라까막새 우려먹고 까먹는 너를나잇살 쪼아 먹고 잊어 버렸나붉은 햇살 찾아든 창틀너머로늙은 까막새 한 마리 앉아 있다흐릿한 눈빛으로바...

전라선을 타고달리는 차창 밖 내다볼 사이도 없이그렁저렁 이야기 나누다 보면문득 닿게 되는 순천역살다보면 어디 쯤 가고 있는 지한번 쯤 자신의 주위를 살펴보...

이른 아침 동네논배미 둘러보고 물꼬 트는 소리 카랑카랑하다 물 찼어, 물 넘쳤냐고아니 ,안 넘쳤어, 그래도 터야 돼올 농사는 가뭄 속에서도 목마름 모르고 ...

민구 최샌이 리무진 타고 갔다면서누가 그라든가?발인식 날 봤다는 디그날 상조회사 직원들이 총출동해서거한 발인식 한번 했던 갑데민구 최샌이 장례식장에서 리무진...

옆집 감나무꼰지박으로 쳐다보는 누이야 담장 넘어 붉은 홍시 따려고꼰지박 서서 아슬아슬 손 내밀던 누이야 달 듯 말 듯 어렵사리 손닿노라면 뚝!떨어져버린 홍...

순천만의 갈대가 어둠을 밀고 오면시들했던 대고개는 힘을 차려등피닦아 석유등을 내거는 것이었다집집마다 색시를 두고찌그러진 주전자를 두고술도 팔고 거시기도 팔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