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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과 사랑이 빛을 잃을 때/ 김용수
2020-01-13 오후 2:25:53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정과 사랑은 감동의 단어다. 이 세상에서 정과 사랑보다 더 좋은 감동을 주고받을 수 있는 낱말은 없을 것이다. 사람은 정과 사랑으로 아름답고 온전한 인격을 갖춘다고 한다. 또 그 정과 사랑으로 기쁨과 평안을 누리게 되며, 이웃과 더불어 화목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정과 사랑이 충만할 때 인생의 어려움과 고통을 견딜 수 있고, 정과 사랑의 이름으로 목숨까지도 희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정과 사랑이 빛을 잃어가고 있을 때, 우리사회는 메마르고 병들어 가지 않을까 싶다. 과연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심만이 팽배한 사회에서 정과 사랑이라는 단어가 성립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던져 본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연말연시를 접하면서 “헤어짐과 만남” 그리고 “삶과 죽음”이라는 무거운 단어들을 대할 것이다. 사회 곳곳에서 꿈틀거리는 송년회와 신년회 그리고 예식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표정에서 정과 사랑, 그 진지함을 엿 볼 수 있다. 끈끈하게 맺어진 정과 사랑, 그 끄나풀이 나풀거릴 때 우리의 삶도 빛을 발하지 않을까 싶다.

    한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신년을 맞이하는 반가움에서 정과 사랑은 예민하다. 보내고 맞이하는 느낌은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다수의 사람들은 지난해를 거울삼아 신년의 새로운 희망을 설계하고 새로운 정과 사랑에 빠질 것으로 생각되어진다. 게다가 사람관계에서도 헤어짐과 만남을 통해 정과 사랑의 이동경로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지난주였다.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싸인 회원들의 마음은 착잡했다. 9년간의 암 투병 끝에 생을 마감한 회원을 보내야만 했다. 그와 맺었던 지난날의 정과 사랑이 끈적끈적  달라붙었다.

    그러나 어쩌랴! 인명은 재천인 것을, 삶과 죽음의 선상에서 정과 사랑은 필수적으로 따라 붙는다. 그것은 그동안에 살아왔던 흔적들이 정과 사랑으로 고스라니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난세월을 상기하는 추억담이 펼쳐지는가하면 고인의 이야기로 시간이 흘렀다. 먹먹한 가슴을 뒤로하고 정과 사랑의 빛을 생각해 본다.    

    사람은 정에 반응하는 육신과 사랑에 반응하는 영혼으로 한 몸을 이루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정과 사랑을 같은 뜻으로 해석하고 있는 듯하다. 정에 기인한 육신은 사라지더라도 사랑에 기인한 영혼은 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효도는 정으로 양육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양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 사회흐름은 심상치 않다. 정과 사랑이 빛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첨단 문명이 발달할수록 어느 한쪽을 잃어간다고 한다. 현 사회는 자기중심적 물정으로 물질적인 욕심이 불어나고 있는 반면 정신적인숭배와 효심적인 사랑은 기울고 있다는 방증이다.

    순간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준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담은 “국화꽃 향기”라는 영화 한편을 생각했다. 암이라는 죽음의 그림자와 아기라는 생명의 씨앗이 공존함을 그렸다. 단순한 사랑이야기에 갇히지 않고, 숭고한 사랑을 통해 인간의 본질적인 영역에 대한 질문으로 끌어올린 작품이다. 새로운 생명과 죽음을 잉태한 고뇌의 작품이었다. 삶과 죽음, 사랑과 희생의 갈림길에서 그녀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 아픔을 어떻게 견뎌낼 것인가? 영혼을 말끔히 씻어주는 순백의 사랑 이야기다.

    어쩌면 이웃과 함께 하는 사랑, 희생적인 사랑, 정신적인 사랑은 시들어 가는지도 모른다. 고귀하고 성스러운 사랑을 더할 때, 순수한 정과 사랑이 빛을 발할 때, 우리사회는 더 큰 보람과 행복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20-01-13 14:25 송고
    정과 사랑이 빛을 잃을 때/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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