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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열매 익어가는 고흥에서/ 김용수
2020-09-01 오전 11:00:56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고흥과역 외로마을 석류가 익어가고 있다. 붉은빛 미소를 띠면서 탐스러운 몸매를 자랑이라도 하듯 풍요롭다. 다도해서 불어주는 해풍은 석류열매를 붉은 살빛으로 가꾸게 했는지도 모른다. 고흥석류열매는 파란하늘의 기와 푸른 바다의 기를 온몸으로 받고서 붉은 빛으로 변화되고 있는성 싶다.

    팔영산 팔봉을 휘도는 한 점의 구름마저 쉬어가는 고흥반도, 그곳의 풍광은 극치다. 다도해를 이어가는 바다절경은 말할 나위가 없지만 반도의 특성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볼거리와 먹거리는 물론 잠자리까지도 어느 관광지에 뒤지지 않는다.

    지난주였다. 필자내외는 친구내외와 함께 고흥 남열리 해수욕장 근처인 용암지역 나들이를 갔다. 제주도에서나 본 듯한 갯바위가 2키로 미터 정도나 깔려 있었다. 두 마리의 용이 싸웠다는 바위를 용 바위다. 그곳은 바다에서 산줄기타고 오르는 용의 길이 있다. 10미터 넓이의 청색 바위가 100여 미터까지 펼쳐져 있다. 어찌 보면 두 마리의 용이 싸웠던 흔적처럼 선명하게 뻗어 있다.

    우람한 암벽절경은 아름다음을 넘어 극치라 표현해야 할 것 같다. 겁의 세월이 흘러간 시간의 흔적은 물론 신의 조화를 엿보는 듯하다. 산수지리의 氣象의 예를 들더라도 높은 기상이 치솟는 분위기다.

    출렁이는 파도를 가르며 오가는 고깃배에서 들려오는 풍악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이미자 가수의 동백아가씨와 남진의 파트너에 이어 트롯 맨들의 노래가 연이어 흐른다. 우뚝 솟아 있는 전망대를 바라보면서 남열리 해수욕장의 추억을 회상해 본다. 해송 숲이 우거진 백사장에 텐트를 치고 밀려오는 파도소리에 젊음을 실었던 추억담은 잊을 수 없다.

    사실 필자는 고흥을 몹시도 사랑한 사람이다. 중학교 1학년 때 만나 지금까지도 변함없는 친구, 김영문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 친구는 중학교부터 고흥군 과역면 노일리 외로 마을에서 순천으로 유학을 온 친구다. 友林이라는 아호처럼 친구들의 울타리로 살아온 그의 생은 단순하면서도 눈물겹다.

    그는 자신의 마을을 지키기 위해 불의를 정의로 바로잡으려 했다. 그러나 사회풍토는 그의 뜻을 받아주지 않았다. 적당한 타협과 함께 불의에 편승하는 사회와는 타협할 수 없는 정의로운 사람이었다. 별의별 이권으로 유혹의 손길이 뻗쳐 왔어도 타협하지 않았던 그는 상록수 삶을 살았었다.

    무엇보다도 우림은 자신의 소신을 철학으로 이어갔다. 거짓을 모르고 진실만을 추구하는 삶, 그 삶을 영위하려 했다. 가정교육에서 학교교육으로 학교교육에서 사회교육의 3위 일체가 올 바른 사람이다. 그의 소신은 농어촌을 지키는 삶이다. 아니다. 농어촌의 진실만을 가꾸는 철학을 지녔다. 그것은 곧 고흥석류를 만드는 삶이었다. 새콤달콤한 맛을 지닌 고흥석류는 그가 삽목해서 열매를 생산하기까지의 부단한 노력의 부산물이다.
    그가 고흥석류를 만들어 낸 이야기와 우여곡절은 책으로 써도 많은 분량을 차지할 것이라 믿는다. 지면관계상 생략하고 고흥석류의 특성과 고흥풍광만을 열거하고 싶다.

    필자는 중학시절의 향수를 그리워한다. 비포장 길인 신작로를 따라 십 여리를 걸으면서도 지루함이나 지겨움을 몰랐다. 특히 저녁노을이 물드는 해거름 녘이면 서글픔을 느끼면서도 그리움이 몰려왔다. 우림친구 얼굴이 그려지면서 갯벌을 붉게 물들이는 외로 바다가 그리웠다. 짭쪼름한 갯냄새가 콧등을 스치고 지나면 소일했던 하루가 저녁놀처럼 그려지면서 그곳을 찾았었다.    

    당시의 추억과 기억은 빛이 바랬지만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그려진다. 왜냐하면 우림친구의 석류열매가 농익어서 엑기스로 발효돼 필자의 건강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우림친구가 만들어준 석류엑기스는 피를 맑게 하는 힐링 보약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가 발효한 석류엑기스는 필자의 피를 맑게 해 주었을 뿐 아니라 정력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어쩌면 우림의 석류엑기스는 필자의 추억과 기억을 새롭게 하는 묘약인지도 모른다. 잊어버렸던 이야기가 되살아나고, 빛바랜 청춘을 싱싱함과 같이 익어가게 한다. 더욱이 잃어버린 사람들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그리움을 안겨준다.

    오늘은 필자가 좋아하는 “고흥엔 붉은 당신이 있습니다.”라는 졸 시를 소개해 볼까 한다. 
    고흥엔
    옷이 있습니다
    고흥엔
    밥이 있습니다
    고흥엔
    집이 있습니다

    고흥엔
    저녁놀 붉게 타는
    서쪽하늘이 있고
    노일갯벌이 있습니다

    고흥엔 그곳에서
    정든 노래
    정든 사람 불러내고
    허튼소리 판소리로
    상청을 내고 있습니다

    석류에 미쳐버린 고흥엔
    우림이랑
    정환이랑
    귀촌사람이랑
    귀농사람이랑
    여유그네 타고 있습니다
    정의그네 타고 있습니다

    고흥엔
    정이든 그대가 있고
    고흥엔
    사랑하는 당신이 있습니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20-09-01 11: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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