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편집국장

12월이다. 한 해를 마무리 하려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오늘따라 분주하게 보인다. 특히 동장군과 싸워야 하는 서민들의 어깨는 벌써부터 얼어붙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 생필품은 물론 공공요금까지 줄지어 오르고 있는 현실이다.

가끔 달동네사람들을 비롯해 서민들이 생활고를 생각해 본다. 그들의 삶은 비참하다. 빈곤에 시달려 죽음을 선택한 가정도 있다. 그들의 겨울은 유난히도 춥고 배고플 것이다. 그 생활고를 겪어보지 않는 사람들은 그들의 설움과 수모를 모를 것이다. 오죽했으면 가족동반자살을 시도했으며, 유서로까지 남겨야 했을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생태도시 순천은 다르다.‘2023순천만국제박람회’를 성공리에 마무리해서인지 가는 곳마다 온정이 피어나고 있다. 더욱이 서민들이 이용하는 버스승강장에서부터 김장에 이르기까지 따뜻한 정이 스며들고 있다. 다시 말해 추위를 막고 엄동설한을 준비하는 민, 관의 움직임이 여실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잠시, 온정이 스며드는 순천의 실태를 옮겨볼까 한다. 첫 번 째는“겨울철 승강장 따뜻하게 이용 하세요”라는 글귀와 함께 버스승강장의 발열의자 운영과 바람막이설치다. 이 시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시설을 살펴보면 이용객이 많은 승강장과 추위에 취약한 외곽지역 승강장 등 총 203개소에 발열의자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게다가 이 시설은 오전 6시부터 오후11시까지 가동된다. 자동 센서를 통해 대기 온도 18도 이하에 작동돼 내부의 탄소소재 열선이 38℃까지 따뜻해진다. 이밖에도 투명한 비닐 커튼으로 제작된 바람막이를 매년겨울 41개소 승강장에 설치,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에게 찬바람을 막아주고 있는 것이다.

두 번 째는 왕조1동 마중물보장협의체 사랑의 김장 김치 전달이다. 독거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 70세대에 김장김치를 나누어주고 있다. 마중물보장협의체 특화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의 착한시민캠페인 배분금을 지원받아 마련했다.

협의체는 스스로 반찬 준비가 힘든 취약 계층에게 정성 가득한 사랑의 김장김치를 전달하며 애로사항은 없는지 안부를 살폈고, 추운 날씨에 건강관리를 독려하는 등 온정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장세곤 위원장은 “물가 상승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을 우리 이웃들이 추운 겨울을 보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나눔 문화 확산에 더욱 앞장서 따뜻하고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세 번 째는 상사면의‘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다. 새댁들과 온기를 전하는 김장 나눔으로 이웃의 안부 살피고 있다. 관내 독거노인, 장애인, 수급자 등 어려운 이웃들과 각 마을 경로당에 김장 김치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했다.

새마을부녀회 회원 및 주민자치회 위원 50여 명은 이틀간 힘을 합쳐 약1,000포기의 김장 김치를 담갔고, 각 마을별, 세대별로 김치를 직접 전달하면서 이웃의 안부도 살폈다.

더욱이 이번 행사에서는 갓 시집온 새댁들이 김장 김치의 양념을 만들고 배추에 버무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위원들은 행사에 초청된 새댁들에게 김장 방법을 알려주며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었다.

박숙희 새마을부녀회장과 이만호 주민자치회장은“추운 겨울, 우리의 이웃들이 김장 나눔으로 보다 따뜻하게 보내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껏 준비했다”며“어려운 이웃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지역복지증진을 위해 노력 하겠다”고 했다.

이처럼 순천은 민, 관이 어울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했었던 생태도시답게 따뜻한 정을 지피고 있다. 아마도 온정은 하늘의 뜻을 거스르지 않고 순리대로 살아가는 순천시민들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다.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따뜻한 정으로 동장군을 이겨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