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줄기 껴안은 바다소리
판소리가락이다

산야를 적셔대는 이슬비가락
작은 소리 굴러대며 얼씨구!
바다를 두들기는 장대비가락
굵은 소리 질러대며 절씨구!
명창 아닌 귀 명창은 얼쑤!

지친 삶을 애마로 달래는 누이
여자만 바닷길을 날쌔게 달린다

크고 작은
높고 낮은
굵고 짧은
곧고 굽은 그 가락들
어우리고 또 어우려
잘도 잘도 어우러져
통성으로 들려올 즈음
득음으로 터지는 목청

고수 장단가락에 실어보고
명창의 상청소리 비춰본다

빗줄기 따라 바다길 달리는 누이
먼 기억속의 팝송을
흘러간 옛 노랫가락을
들려주다 하는 말
“가락 없는 노래는 맛이 없고, 정이 없는 삶은 삭막하다”

빗줄기 껴안은 바다소리

그 끝은 어디일까

하늘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