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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 말한다  / 오양심
2017-08-28 오후 9:38:23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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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나에게
    실패한 인생이라는
    낙인을 찍은 어느 날
    나를 내다 버리려고 집을 나섰다

     

    한 석 달
    죽기에 좋을 만 한
    장소를 물색하다가 낡은 기둥나무에
    눈으로 듣고 코로 보며 귀로 말한다
    <안청비관이능어(眼聽鼻觀耳能語>라고
    쓰여 있는 곳에 발을 들여 놓았다
    하필이면 부처님 손바닥이었다.

     

    어서 오니라 여그까지
    오니라고 욕봤다 부처님은 빙그레
    웃으시며 귀로 말했고 나는 눈으로 들었다.
    너는 집도 있고 남편도 있고 자식도 있고
    있고 있고 건강하고 한글을 사랑하고…
    부처님은 선한 웃음으로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상기시켜 주셨다.

     

    나는 여지없이 무릎을 꿇었다 
    안에 있던지 밖에 있던지
    앉은자리 선자리가
    도(道)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7-08-28 21:38 송고
    귀로 말한다 / 오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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