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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의 봄 / 송준용
2016-04-18 오전 10:40:38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해마다 봄이면
    슬픈 일이 있었는지라
    금년에는 어째 곱게 넘어간다 싶었다
    봄꽃이 좋아 나도 미당의 시풍을 흉내 내어
    복사꽃 피고 복사꽃 피고
    초록제비 묻혀오는 하늬바람 위에
    혼령 있는 하늘이여
    피가 잘 돌아 아무 병 없으면
    가시내야 슬픈 일 좀 있어야 겠다
    시 한 편 써놓고
    살다보면 이런 날도 있는 것을 했는데
    순천에 사는 김용수 시인이
    전화기 저편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송수권 시인이 죽어 부렀다요
    발인은 광주 천지장례식장에서 있다요 했다
    그 말이 어찌나 뜨겁게 내 귀에 꽂히는지
    귓바퀴가 다 후끈후끈 했다
    나는 전화기 놓고 그 길로 광주행 버스를 탔는데
    자연이 데려온 봄은 이렇게도 좋은데
    왜 인생의 봄은 뺀한 날이 없는가 싶어
    봄도 꽃도 세상도 다 싫어졌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6-04-18 10:40 송고
    2016년의 봄 / 송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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