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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데로 임한 사내 / 송준용

2014-04-27 오전 10:55:03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밀구루마에 찬송가 실은 사내

    낮은 포복으로 시장바닥을 지나간다

    그의 몸은 절반으로 분리된 듯

    보이지 않은 하체는

    빵구 난 자동차 튜브로 감쌌다

    이 생명 바칠 곳은 한 곳 뿐이니

    나 주님께로 나아 감니다

    그 사내의 찬송가는

    낮은 포복으로 흐르는 사내보다 슬펐지만

    사람들은 동정의 지갑을 열지 않는다

    사내의 슬픔은 가난이 아니라

    잘려나간 하체인 듯

    사내의 아픔은 상처가 아니라

    분리된 두 몸인 듯

    바퀴에 실은 인생이 무겁고 또 무겁다

    마침내 저 만치 멀어져 버린 사내

    찬송가의 긴 꼬리가 자취를 감추자

    껍질들만 남은 듯한 세상

    시장바닥은 다시 뒤집어 졌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4-04-27 10:55 송고
    낮은 데로 임한 사내 / 송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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