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광

 화재현장은 실내에 가득한 연기 때문에 시야 확보가 곤란하고 공포와 두려움 때문에 정상적인 상황 판단이 어렵다. 특히 다중이용업소는 미로식 구조로 된 것들이 많아 피난에 더욱 어려움이 따른다.
 화재발생 시 짧은 시간에 뜨거운 열기와 유독한 연기로부터 탈출하는 것은 곧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이며, 이때 옥외로의 탈출구가 되는 비상구는 곧 생명의 문이다. 만약 비상구가 닫혀있거나 주변 적치물 때문에 대피가 어렵다면 비상구는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화재 등 극한상황에 부딪히면 들어왔던 문으로 탈출하려는 ‘귀소본능’을 가지고 있다. 가까운 곳에 비상구가 있음에도 주 출입구 쪽으로 많은 사람이 몰려 빠져나오지 못하고 결국 소중한 생명을 잃은 사례를 우리는  많이 봐왔다. 어둠과 두려움 속에서 연기와 불길을 피해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건 오직 비상구뿐이다. 화재로부터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다중이용시설 등의 영업주는 소방·피난시설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고 방문하는 이용자도 출입구와 비상구 위치를 항상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다중이용업소 출입 시에는 반드시 사전 확인해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피난안내도이다. 화재 발생 시 건물 밖으로 가장 짧은 시간에 피난할 수 있는 길과 소화기 등의 위치 및 사용법이 안내되어 이용객이 쉽게 볼 수 있는 탁자 위나 출입문에 부착되어 있다. 이를 통해 현재의 위치와 비상구 위치를 확인한다면 위급상황 시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안전은 스스로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고층건물이나 다중이용업소 등을 이용할 때는 반드시 출입구와 비상구 위치를 확인하는 습관을 갖고, ‘만얀 화재가 발생하면 이 건물을 어떻게 탈출할 까?’하는 생각도 한번쯤 해보도록 하자.
 안전을 생각하는 마음가짐으로 비상구를 확인하는 것이 화재로부터 나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나만의 생존전략이 될 수 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