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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을 기다려도 될까요
사진 작가이며 시인인 우인식 제5 시집이 발간됐다. 도서출판 명성서점에서 지난 7월에 출판된 '그리움을 기다려도 될까요' 는 144페이지 신국판으로 제작됐다.
그는 전하는 말을 통해 "어쩌면 내게 바람과 여름 새벽 달 그리고 봄 밤 달무리, 새하얀 잣 눈에 발자국, 깊은 십일월 잎새의 마른기침소리가 없었다면 내 책상 위의 노트는 그만 쉬이 초저녁 잠이 들었으리라" 고 자신의 시작 노트를 밝히고 있다.
그가 시집 뒷 표지에 게재한 "하얀 종소리" 다.
함박눈이 내리는 날
할머니 화롯가에서
봄이 되면 입학한다고
아기 단풍 잎 같은 손으로
가로, 세로, 막대를 맞추느라
연필을 쥐고 있는 내 손을 잡고
엄마는 마치 그림을 그리듯
반듯반듯 써 주셨읍니다
하얗게 센 머리칼이
오늘은 더 허전합니다
함박눈이 허공에 소리없는
하얀 종을 칩니다
나는 그 위에 글씨를 씁니다
어머니,
어머니! 참 이상합니다
허공은 침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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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22:56 송고
2024-09-19 23:06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