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편집국장

민심은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과 같다. 제아무리 상대를 폄훼하면서 당의정 같은 언행이 난무하더라도 순천민심은 정도를 지켰다. 특히 29만 시민의 안위와 경제를 책임져야할 지도자를 올바르게 선택했다는 후문이 회자되고 있다.

민주당의 텃밭으로 알려지고 있는 호남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는 것은 무모한 정치행위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열악한 선거풍토는 말할 나위도 없을 뿐 아니라 각종 음해와 폄하가 난무하기 때문이다. 무소속의 설움과 어려움은 언급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더욱이 중앙당의 지원과 당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오직 자신만의 역량으로 선거를 치러야 하는 난점이 있다. 어렵고 힘든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정치무대는 당을 떠난 무소속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뜻있는 정치인은 무소속이라도 출마해서 자신의 정치력을 내보이려고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치인들은 호남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부지기수였다. 그 중에서도 전남의 무소속후보는 지역마다 출마했고 기세까지 당당했다.

무엇보다도 순천의 무소속후보인 노관규 시장당선자는 불굴의 투지로 자신의 뜻을 굽힐 줄 몰랐다. 자신의 지난날, 시장 직을 내려놓고 국회의원에 출마했었던 과오를 뉘우치면서 오로지 순천시민과 시를 위한 정책만으로 질주했었다. 그는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자신의 오점 없이 컷오프 당한 사실에 울분을 감추지 못했었다. 하지만 그는 내년에 치러질 국제정원박람회와 자신의 정치력을 펴기 위해서는 민주당을 떠나 무소속출마를 결심했었다. 

별의별 유언비어가 난무했으며 음해와 폄하가 뒤따랐었다.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았다. 게다가 상대후보에게 네거티브도 하지 않았다. 다만 다수의 시민들이 상대후보 측과 민주당 순천지구국회의원의 공약에만 언급했었다. 즉, ‘전 시민을 상대로 한사람에게 100만원씩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에는 의문을 제기했었다. ‘시 재정에 대한 무지의 소치’라고 말이다. 다시 말해 시 재정으로 표를 사겠다는 공약은 금권선거나 다름없다는 것이었다.

대선 이후 호남민심은 야당이 된 민주당으로 흐르고 있었다.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경선은 곧 본선에서 당선이나 다름없었다. 경선과정은 치열하게 진행됐었다. 시민생각은 헤아리지 않고 그저 당과 영향력이 있는 위정자들에게 줄서기 한 후보에게 낙점이 됐었다. 민주당의 폐단은 여러 측면에서 나타났었지만 경선과정의 잡음은 지방선거의 패배의 원인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번 순천시장 경선과정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노 후보지지율이 1위로 나타났었다. 하지만 노 후보는 컷오프 당했다. 중앙당의 재심도 받아주지 않았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에서 노 후보는 무소속으로라도 순천시장직에 출마를 해야 했다. 그것은 곧 내년에 개최될 국제정원박람회의 성공과 시청사건립을 위해서는 자신의 뜻을 굽힐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청렴성으로 이어지지 순천 명예를 회복하고 싶었다고 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현실에서 민들레홀씨처럼 뿌리를 내리려는 노 당선자의 확고부동한 인내심은 대단했다.

그는 민주당의 경선과정에서 컷오프 당한 후, 홀로서기를 결심했다. 아직까지 순천민심이 자신을 떠나지 않았다는 분위기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 분위기속에서 순천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용기와 함께 결심을 한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지켜본 한 시민의 관전평을 옮겨볼까 한다. 

“불공정한 공천에 대항하여 들불처럼 일어난 자존심 찾기 시민운동이 청렴 아이콘 노관규가 응답하면서 부활을 알리는 시발점이 되었다. 

깨어난 시민들이 원팀 정신으로 sns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순천시를 재도약시키려는 정책공약들을 알리며, 무사안일에 빠진 민주당에 회초리를 들어 달라고 호소하는 노 후보를 돕고 나섰다. 

전체 시민들에게 1인당 100만원을 지급한다는 공약을 꺼냈지만 시민들이 일으킨 바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리지역에서 시작된 바람이 전남, 광주지축을 흔들더니 충남북을 거쳐 서울까지 큰 영향을 끼쳤다. 시민들의 회초리가 무서웠다. 

앞으로 각성하지 않으면 더 참담한 결과를 맞이할 것이라는 경고이기도하다. 옳은 길로 나아가는 응원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단비가 내리는 일요일이다. 필자역시 낙안평사 움막에서 옳고 그름을 생각해 본다. 분명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청치무대의 관전평도 해야 한다. 하지만 필자는 흙과 물 그리고 나무를 가꾸는 촌부로 살아가고 있기에 관전평은 할 수가 없었다. 정치와는 무관하고 흙과 더불어 사는 사람으로 바보가 된 지 오래다. 올바른 관전평을 접하고 보니 회초리 시상이 떠오른다.

회초리는 따금한 아픔이다

회초리는 고뇌한 사랑이다

대나무로 만든 회초리는 

능청능청 휘어지면서 

부러지지 않고

속이 비어있는 

어린교육의 매였다

가정교육의 미움매가 아닌 인정의 매로 

학교교육의 교사매가 아닌 스승의 매로

사회교육의 감정매가 아닌 사랑의 매로

잘못됨을 꾸짖고 올바른 길의 이정표였다

회초리는 보약이다 

회초리는 사랑이다

(필자의 “회초리”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