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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의 붉은 꽃 / 김용수
2024-06-03 오전 6:46:47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김용수  편집국장



    유월! 호국보훈의 달이다. 붉은 봉숭아꽃과 검붉은 맨드라미꽃 그리고 빨간 접시꽃들이 줄지어 피어나고 있다. 시골집 장독대를 비롯해 마을 어귀와 공터에는 농촌사랑의 붉은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다. 붉은 꽃빛깔색에서 묻어나는 유월의 이야기는 무성하다. 그 중에서도 순천의 붉은 꽃 이야기는 시들지 않는다.  


    오는 6일은 현충일이다. 현충일은 '충렬을 드러내는 날'이라는 뜻이다. 민족과 국가의 수호 및 발전에 기여하고, 애국 애족한 열사들의 애국심을 기리는 날이다. 게다가 이날은 국토방위에 목숨을 바치고 나라를 위해 희생된 모든 이들의 충성을 기념하기 위한 법정공휴일이다. 따라서 국경일이 아니라 국가 추념일이며, 6월의 꽃이라 불린다. 


    어쩌면 우리민족의 정열은 붉은 색에서부터 오지 않았는가 싶다. 생각해보자. 월드컵축구 4강의 신화를 이뤘었던 응원단의 붉은악마와 붉은 티를 말이다. 잊을 수 없는 환희의 도가니였었다. 어쩌면 붉은 색은 붉은 피를 연상하면서 충혼을 상징할지 모른다. 


    그래서일까? 붉은 빛과 붉은 색은 정열을 의미하면서도 위험성을 표시하는 양면성이 있다. 붉은 빛과 붉은 색을 지닌 꽃과 이야기들이 피어나는 순천의 역사는 애절하다. 아니다. 풍성하다. 


    잠시, 김용옥 석학의 이야기를 전해볼까 한다. 그는 위정자들에게 단소리보다  쓴 소리를 잘하는 현시대의 참인물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국가와 국민을 담보로 한 위정자들의 한심스런 언행에 분노를 느끼면서 정치판을 힐책하기도 한다.


    그가 밝힌 순천 낙안면 신전마을 이야기는 처참했다. 마을사람 전체가 떼죽음을 당해‘떼 제사’를 지내는 슬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역사의 뒤안길에서 잊어서는 안 될 사건이다. 아마도 유월에 피는 순천의 붉은 꽃으로 상징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는 여순 민중항쟁은 1948년 10월 19일 밤부터 시작해 10월 27일까지 8일 만에 여수시가불타면서 일단 진압됐다. 그러나 여수 제14연대 군인들을 비롯한 다수의 사람들이 지리산 등지로 피신해 저항활동을 계속하게 된다. 우리는 그들을“공비"니 “빨갱이"니 “빨치산”이니 "반란군”이니 하는 말로 불렀다. 


    따라서 지리산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단지 큰 산 아래 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승만 대통령의 80살 생일기념으로 지리산입산금지령이 해제될 때까지 6년 6개월 동안 (정확하게는 1948. 10. 19~1955. 4. 1, 총 6년 5개월 13일) 쌩피를 보고 살아야만 했다. 낮에는 토벌군의 총에 죽고 밤에는 산사람의 위협에 시달리고 . . . 생략


    신전마을은 본시 아주 평화로운 32가호의 순결한 농촌마을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산사람들이 총상을 입은 14살짜리 소년을 데리고 왔다. 어쩌다 불우하게 된 자기 자식 같은 아이가 피를 흘리는데 도와주지 않을 리 없다. 이들 동네사람들은 그 아이를 성심껏 치료해주고 먹여주고 새 옷을 입혀주고 따스한 솜이불에 재웠다. 이 아이는 곧 건강을 회복하고 명랑하게 동네아이들과 놀게 되었다. 그런데 고립된 농촌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당연히 갑작스럽게 나타난 아웃사이더가 달갑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 아이를 좀 괴롭혔다. 그러니까 이 아이가 화가 나서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너희들, 우리 무리들을 데려와서 가만두지 않겠다!”이때 이곳을 지나가던 면서기가 이 말을 들은 것이 모든 비극의 발단이었다. "우리 무리들이라고?" 앞뒤를 생각하지 못하는 면서기는 이 사실을 토벌대에게 신고했다. 토벌대는 즉각 이 소년을 체포하여 취조를 했다. 그리고 이 동네사람 전원을 추석달이 밝은 한밤중에 그 동네 한가운데 있는 큰집 큰 마당에 집결시켰다(1949년 음력 8월 17일 밤). 그리고 그 소년에게 말했다.


    "이 중에서 너에게 치료해주었거나 먹을 것을 준 사람을 모두 찾아내라. 그렇지 않으면 너를 죽여 버리겠다."


    이 소년은 자기에게 그토록 친절하게 혜택을 베풀어준 마을사람들을 한 사람씩 가리켰다. 3살 난 어린애부터 60세 할아버지까지 모두 한 마을사람 22명이 어처구니없는 비극 속에 목숨을 잃었다. 22명의 시체를 마당 한가운데 놓고 휘발유를 뿌려가며 태웠다. 너무나 가혹하고 참혹한 역사적 비극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호국보훈과는 동떨어진 순천의 붉은 꽃의 이미지로 오늘의 낙안이야기를 전해볼까 싶다. 그것은 신전마을 비롯해 낙안면 42개 각 마을 경로당에 응급 의료함을 설치했다는 참살이소식이다. 특히 응급 의료함은 생활안전사고 등 응급상황 대비를 위해 설치된 만큼 약국이 없는 농촌지역의 의료사각지대에 적십자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응급 의료함에는 상처연고, 소독약, 종합밴드 등 총 25종의 물품이 포함돼 있으며, 일상적인 찰과상 등 사소한 부상에 대처할 수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낙안면 주민자치회와 이장협의회는 경로당을 돌며 의료함을 직접 설치하고 어르신들께 이용방법 등을 안내하는 등의 봉사활동을 펼쳐 주민들의 찬사가 자자하다.

     

    최미선 낙안면장은“농촌지역 어르신들의 생활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앞으로도 계속해서 지역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무튼 호국보훈의 달을 맞은 순천은 온통 붉은 꽃과 함께 붉은 빛이다. 나라사랑과 국민사랑의 붉은 꽃을 피우기 위해 노력하는 위정자는 없을까? 유월의 시발점에서 붉은 역사를 들추는 순천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 꽃도 무성하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24-06-03 06:46 송고 2024-06-03 06:46 편집
    순천의 붉은 꽃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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