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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의 겨울/ 김용수
2021-11-22 오전 11:27:30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김용수 편집국장



    소설(小雪)이다. 겨울의 문턱을 넘는다는 절기로 양력 11월 22일경을 말한다. 1년 24절기 중에서 20번째로 맞는 이날은 첫눈이 내린다는 이야기가 있다. 특히 낙안읍성 초가지붕과 돌담위에 내리는 첫눈은 동심을 낳게 한다.

    무엇보다도 추수가 끝난 후, 노란볏짚으로 날개를 엮어서 새롭게 지붕을 단장한 낙안읍성 초가지붕은 포근함을 안겨 준다. 게다가 누르스름한 돌덩이로 쌓아둔 돌담길은 풋정과 옛정을 불러일으키는 정겨운 길이다.

    낙안읍성동문에서 성곽안길을 따라 연못주변의 초가에서부터 남문과 서내의 돌담길은 초겨울의 진풍경을 엿볼 수 있다. 까치밥이라 할 수 있는 붉은 감열매가 옹기종기 달려있으며, 아직껏 떨어지지 않는 단풍잎들의 풍광을 지켜볼 수도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첫눈의 기억을 간직하는 습성이 있다. 그것은 첫눈이 내릴 때 느꼈던 감성과 상상력이 순수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마도 솜털처럼 하얗고 부드러운 감촉과 감정은 서정성이 깃들어 있을 뿐 아니라 감수성까지도 동반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낙안읍성에서 맞이한 첫눈은 유별하다. 우리선조들의 흔적과 삶을 엿 볼 수 있고, 고풍스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초가지붕위에 내리는 눈송이를 손바닥으로 받쳐 든 소녀이야기가 꿈틀거리고, 돌담길에서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라는 술래 잡이의 소년의 앙증스런 행동도 활동사진으로 펼쳐진다. 현 사회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진풍경이 아닐 수 없다.

    사라져가는 미풍양속을 그리워하는 까닭일까? 필자의 낙안읍성의 지난생활이 다시금 떠오른다. 좀처럼 잊혀 지지 않고 지워지지 않는 낙안읍성의 겨우살이였다. 새하얀 눈송이가 소복하게 쌓인 초가지붕을 바라보며 새들과 대화를 나눴던 지난시간이 기억으로 되살아난다.

    눈이 내린 날 새벽은 길거리가 부산했다. 방문을 열고나간 그 시간부터 눈밭을 쓸고 길을 트이는 작업을 했었다. 마당을 쓸고, 고샅을 쓸고, 연못가를 쓸고, 성곽주위를 쓸고, 돌담길을 쓸면서도 콧노래를 불렀었던 옛 시간이었다. 더욱이 첫눈이 내리던 날은 자신도 모르게 돌담길과 성곽 길을 거닐었었다. 늘 첫눈 내리는 추억담은 기억으로 되새김이다.

    며칠 전이었다. 인천에서 살고 있는 송준용 형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는 주옥같은 수필을 쓰면서도 시를 쓰는 작업에도 게을리 하지 않는 선비정신을 지녔다. 송 시인은 최근에 쓴 자신의 수필을 읽어보라며 “첫눈에 대한 記憶”의 설레임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첫눈은 아름답고 순결한 기억으로 남아 있기에 겨울은 언제나 설레임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추워진 날씨로 움츠러들기도 했지만 그 추위를 녹여줄만한 사랑이 있었다. 거리엔 자선냄비가 등장하고 불우이웃을 돌보아주는 대부분의 자선행사가 연말에 있었다. 그래서 겨울은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과 온기를 전해주는 따뜻한 계절이 되었는지 모른다고 했다. 또 그는 12월부터 1월 사이에는 눈이 많이 내렸다. 그리하여 얼룩진 세상을 덮어주었고 사람들은 성자처럼 보이게 했다.” 고 표현했었다.

    필자가 낙안읍성 시인의 집에서 거주할 때다. 그는 낙안읍성의 유별함을 남다르게 여겼다. 하나에서부터 열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관찰하면서 자신의 시편과 수필작품을 탄생시켰었다. 특히 그의 작품 중에서 ‘낙안성에 내리는 비’는 훌륭한 작품으로 고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송 시인과 필자는 젊은 시절부터 2인문학을 해왔으며, 낙안읍성에 관한 많은 작품을 창작했었다. 비와 눈에 얽힌 사연과 흙과 돌 그리고 물과 불 등 원초적인 이야기들이 내포돼 있다. 특히 서민들의 삶을 재조명하면서 인간애를 그리는 작품들이다.

    가끔 필자는 첫눈 내리는 거리를 그려볼 때가 있다. 그중에서도 낙안읍성의 눈 내리는 거리와 풍광을 그려보는 상상력을 그려볼 때가 많다. 아마도 정겨움이 묻어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더욱이 겨울철에 추녀 끝에 매달리는 고드름과 여름철에 떨어지는 집시랑 물은 필자의 시어로 탄생되기에 더욱 친근감이 서린다.

    어쩌면 “낙안읍성의 겨울”은 동심을 노래하고 미풍양속을 전해주는 어른들의 고향인지도 모른다. 기성세대에서 mz세대까지를 아우르는 인성교육장으로도 필요한 장소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사실 호연지기교육(浩然之氣敎育)이 필요한 시점에서 더욱 절실함을 느낀다.

    낙안성 초가지붕에
    세차게 떨어지는 빗방울은
    추녀 끝 집시랑 물로
    수직선을 긋다가 수평선을 긋는다
    어느덧
    고향을 잃어버린 빗방울은
    옆으로 모아지고 밑으로 모두어서
    이정표 없는 곳
    낮은 곳만을 찾아드는 유랑시를 쓰고 있다
    도랑과 이랑을 헤매고
    계곡과 골짜기를 훑고
    개천과 강을 쏘다니다
    바다로 흐르는 빗방울은
    모닥이는 소리 콸콸 주르르
    한 방울 두 방울 큰 방울로
    고향 찾는 빗방울은
    하늘땅을 오르내리다
    낙안성 초가지붕
    집시랑을 타고 있다
    (필자의 “집시랑 물” 전문)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21-11-22 11:27 송고
    낙안읍성의 겨울/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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