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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 빛으로 물드는 낙안정원/ 김용수
2021-04-19 오전 7:28:36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김용수  편집국장




    낙안정원이 온통 연두 빛이다. 풀잎이 돋아나고 나뭇가지의 새 움들이 돋아나는 4월, 4월의 싱싱함을 자랑이라도 하는 걸까? 아니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봄을 맞이하려는 걸까? 아무튼 좋다. 연두 빛으로 자라나는 새싹들을 바라보노라면 자신도 모르는 희열과 희망의 빛이 감돈다.

    특히 낙안읍성이 자리하고 있는 낙안들판의 연두 빛은 따스함이 번지는 농촌풍경이다. 온화한 마을마다 봄꽃들이 만발하고 갓 돋아난 이파리들은 연두물결로 출렁인다. 어쩌면 낙안정원이 지니고 있는 특색일지도 모른다.

    연두 빛으로 물드는 널따란 낙안들, 곳곳에는 농촌의 평화로운 생활상이 그려진다. 삶이 묻어나는 논과 밭에는 농부들의 애환숨결이 살아 숨 쉰다. 쩌렁쩌렁한 함성과 달콤하게 흥얼거리는 콧노래가 낙안정원을 떠나지 않는다.

    벌써 10여년이 지났다. 그러니까 필자가 낙안읍성 초가에 거주할 때다. 오금재와 불재 그리고 제석산 길목에서 바라보는 낙안정원은 참으로 장관이었다. 민속마을인 낙안읍성을 중심으로 앞뒤좌우는 금전산, 고동산, 백이산, 존재산, 제석산, 오봉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었다. 한 폭의 그림이었고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4월의 연두색봄빛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낳았다. 연두 빛으로 물드는 낙안들의 평화로움은 사랑과 생기를 불어 넣어주었다. 연두물감을 따라가면 온천하가 안정감과 함께 따뜻함을 안겨 주었었다. 푸른 꿈과 희망을 심어주었다. 더욱이 극도로 지쳐있는 심신을 그대로 받아주는 어머니 품과도 같았다. 비단결보다도 더 포근하고 따스한 엄마 품, 그 자체였다.

    樂安이라는 지명부터가 즐겁고 편안한 고을이라지만 필자가 느끼는 감정은 남달랐다. 사랑과 희망이 넘쳐나는 고을로 뭔가를 이룰 것만 같았다. 아마도 낙안은 넓은 들판이 있어서 인심이 좋고 풍성한 삶을 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연두 빛 평화로움은 광활한 들판에서 오는 것만은 아니다. 조건 없이 주는 사랑과 믿음 그리고 신뢰성에서 오는 것이다. 그래서 일까? 연두 빛은 그리움을 몰고 온다. 아니다. 보고픔을 동반해서 오고 있는 것이다.

    어린 날이었다. 어머니 품을 떠나 할머니 품에서 자라야 했던 필자의 성장과정은 풍요속의 빈곤이었고 대중속의 고독이었다. 어머니사랑을 잃어버렸고 언제나 외로움에 빠졌었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연두 빛 그리움과 보고픔이었다.

    그런 까닭에서인지, 필자는 따뜻한 햇살이 퍼지는 봄날은 으레 널따란 들판을 찾는다. 봄바람에 울렁이는 그리움과 보고픔을 달래는 것이었다. 그것은 곧 새움이 트기까지의 인고의 시간과 기다림의 미학을 사랑한다는 까닭일 것이다. 그렇다. 필자는 따뜻하고 포근한 어머니사랑과 누이사랑을 갈구했었다. 다시 말해 연두색은 생기 솟아나는 설렘과 평화의 빛을 발하는 유일한 사랑빛깔이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이었다.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던 지인을 만났다. 그는 30년 세월의 그리움과 보고픔을 찾으려 민속마을인 낙안읍성을 찾았다고 했다. 그의 고국을 그리는 향수병은 유난히 심했다고 한다. 머리통증과 함께 견딜 수 없는 몸부림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때로는 심한 몸살을 했으며 때론 숨까지 멎을 것 같은 중병을 앓았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그는 1년에 단 한 번이라도 고국 땅을 밟고 연두 빛 그리움을 달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의 넋두리를 들어볼까 한다. 봄비로 씻어 내린 낙안들판은 청아한 소녀얼굴을 연상케 했으며 병풍처럼 펼쳐진 명산자락은 어머니치마폭으로 너울거렸다고 했다. 어쩌면 연두 빛 그리움과 새로운 꿈을 심어주는 휴식처로 다가왔었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에게 지워지지 않는 향수를 달래는 장소로, 추억담을 쌓는 장소로 새겨졌으리라 믿는다.

    언제부터서인가 필자에게도 연두색 그리움이 움터왔었다. 특히 홍매화가 피었다가 지고난 후의 무료한 시간은 지리멸렬했었다. 그 순간 홍매가지에서 움터오는 연두이파리는 동심을 불러일으켰다. 굶주린 정과 사랑을 받고 싶었던 필자에게 어머니와 누이사랑이 엄습해 온 것이다.

    연두 빛으로 물드는 낙안은 그리움과 보고픔 그리고 추억을 쌓는 보물창고다.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향수병을 치유하는 역사성을 지니고 있는 민속마을이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의 졸 시를 게재해 볼까 한다.

    엄마야!
    낙안읍성 홍매화피는 소리 들리는가
    그 곳, 멀고도 먼 땅 끝까지 들리는가

    낙안읍성 토성을 쌓을 때 부르던 그 노랫소리
    허공을 떠돌다 떠돌다가 홍매뿌리로 지켜왔던 것을
    이충무공 팔진미 만들 때 부르던 흥겨운 소리
    성곽을 넘다가 넘어가다 홍매 가시로 지켜왔던 것을
    낙안읍성 석성을 쌓을 때 부르던 저 노랫소리
    성안을 헤매다 헤매다가 홍매줄기로 지켜왔던 것을
    샘물 길러 흰밥을 지을 때 부르던 그 노랫소리
    동장군 밀치고 밀치다가 홍매화로 피어났던 것을
    붉은 황토 반죽이고
    누런 돌덩이 들어날고
    허연 밥풀태기 뭉쳐 먹은 삶
    민들레 삶이 아니던가
    그 삶, 그 이야기
    붉은 넋으로
    붉은 혼으로 피어나던 것을

    엄마는 잊었는가
    누이는 보았는가

    꽃잎 흩날리는 날 
    동헌마루 닦고 닦는 엄마야
    다홍치마 동여매고 봄빛으로 피려는가
    객사마당 쓸고 쓰는 누이야
    섬섬옥수 지은 옷 가을빛으로 피려는가
    홍매화 피는 날
    엄마 얼굴 피어나고
    누이가슴 요동칠 때
    매서운 동장군 뒷걸음질 소리
    아직도 엄마입술 붉게 타는 소리
    오늘도 누이입술 붉어 가는 소리
    정정하게 들려오는데
    (필자의 “낙안읍성 홍매화피는 소리”전문)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21-04-19 07:27 송고 2021-04-19 07:28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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