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편집국장

한가위명절이 다가오고 있다. 배려와 나눔을 알고 실천하는 도시, 순천의 가을은 풍요롭다. 논밭의 오곡백과가 풍성하고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풍요롭다. 어느 도시라도 추석명절이 다가오면 풍요를 느끼리라 믿는다.

그러나 촌에서 도시로 갈수록 각박한 삶이 펼쳐지고 이기심이 팽배하다. 하지만 順天은 하늘의 순리대로 사람들의 마음이 순수하고 너그럽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크고, 나눔을 실천하는 국가정원의 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생태도시의 진면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도농복합도시의 특성인줄은 모르겠지만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이웃사랑의 나눔은 남다르다. 특히 시기심과 질투심이 적은 도시로 갈등과 반목 또한 적은 편이다. 가끔 위정자들의 당의정 같은 언행에 따라 갈등과 반목이 엿보이긴 하지만 그 분위기는 선거시기에만 보여 질 뿐이다.

산업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삶은 극히 이기적일 수도 있다. 그것은 물질이 풍부하고 문화가 발달할수록 편리함만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오로지 자신밖에 모르는 삶으로 퇴색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과 나눔의 즐거움을 잃어버리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요즘‘혼밥, 혼술, 혼영’등으로 나 홀로의 삶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공동체의 생활보다는 자신만의 생활을 즐기는 비정상적인 사회풍토가 아닐까 싶다.

이러한 사회흐름 속에서도 순천사람들은 배려와 나눔의 미를 되살리고 있다. 가까운 예로 질서유지와 이웃사랑이다. 복잡한 도심거리에서도 교통질서는 잘 지켜지고  소외계층의 모금운동도 수시로 펼쳐지고 있다. 더욱이 내년에 치러질 국제정원박람회를 위한 시민들의 협동심은 힘차다.

가끔 필자는 지리산을 배회하면서 운조루를 탐방하고 있다. 그곳에는‘타인능해(他人能解)’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는 뒤주가 있다.“누구나 능히 열 수 있다”는 의미로‘누구나 마음대로 쌀을 퍼갈 수 있다’는 뜻이다. 배고픈 이들이 누구나 먹을 만큼 자신의 쌀을 가져가도록 놓아둔 것이다. 이 뒤주는 집 뒷골목으로 쉽게 들어올 수 있는 곳, 잘 보이지 않는 자리에 두어서 자존심이 상할지도 모르는 것을 배려한 것이다. 가난한 이웃을 배려하는 주인의 깊은 마음을 뒤주에서 느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시대 류씨 집안 대대로 이어져온‘타인능해(他人能解)’글귀는 옛 선조의‘베풀 줄 아는 부자’의 모습을 대변해 주고 있다. 나눔과 배려의 정신이 살아 숨 쉬는 그 뒤주위치와 그곳에 새겨진 그 문구, 얼마나 아름다운 유산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 운조루 뒤주 덕분에 구례와 순천근교에서는 배고파 죽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게다가 가난한 이들의 자존심을 고려한 나눔의 실천은 마을의 평화로움을 유지한 채, 전통이 그대로 이어져 내려왔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조상들의 미풍양속에는 배려와 나눔의 철학이 담겨 있다. 그 철학은 공동체 삶을 추구하는 원동력으로 이웃사랑과 함께 德을 베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변사람들에게 배려와 나눔을 행함으로써 그 덕이 후손에게 미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풍토에서 일까? 지난 2일, 풍덕동은 따뜻한 추석명절기부가 이어져 관내 복지사각지대, 사례관리 대상자 등 취약계층 80세대에 전달됐었다. 추석을 앞두고 지역 독지가들의 나눔을 위한 온정의 손길이 아닐까 싶다.
 
강남중앙교회는 백미 10kg 30포(60만 원 상당)를 시작으로 풍우회는 라면 16박스(50만 원 상당), 봉화라이온스에서는 백미 10kg 35포(120만 원 상당)를 각각 전달하여 어려운 이웃들이 풍성한 추석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줬다.
 
김은미 풍덕동장은“매년 잊지 않고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활동을 해주신 참여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후원해 주신 물품은 관내 어려운 이웃에게 소중히 전달하고 따뜻한 마음을 꼭 전하겠다.”고 말했다.

게다가 조곡동 복지기동대는 추석 명절맞이 소규모 집수리 봉사활동 펼쳤다. 지난 1일, 다가오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주거취약계층이 따뜻한 명절을 보내도록 3가구에 집수리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펼쳤다.
 
복지 기동대장은“깨끗하게 정리된 집에서 명절을 보낼 어르신을 생각하면 보람을 느낀다.”며“앞으로도 일상생활 문제 해결이 어려운 취약계층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선화 조곡동장은 “이웃의 어려운 일을 자기 일처럼 살피고 돌봐주는 조곡동 복지기동대의 활동에 감사드린다.”며“소외된 이웃에게 관심과 따뜻한 나눔 실천이 지속될 수 있도록 민관협력 복지안전망 구축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왕조1동은 지난 2일, 독거어르신, 장애인 등 취약계층 70세대에 주1회 밑반찬 꾸러미를 전달했다.

장세곤 왕조1동 마중물보장협의체 위원장은“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 작은 힘이나마 어려움을 덜어드리고자 대상자를 확대하게 되었다.”며“주위 어려운 이웃들을 꼼꼼하게 찾아보고 따뜻한 마음이 전달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무튼 배려와 나눔은 복잡한 산업사회속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싶다. 배려와 나눔의 미학이 자라나는 도시, 순천의 추석명절은 맑고 밝다. 악성코로나19도 물러가고 소용돌이 정치권도 순천을 닮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