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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조계산과 주암호 김용수
2024-01-29 오전 8:12:02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김용수 편집국장


     

    하얀 눈발이 날리고 있다. 함박눈이 내리다가 싸락눈이 내리다가 진눈개비도 내린다. 눈보라 치는 조계산과 주암호의 풍광은 이색적이다. 눈꽃이 피는 조계산을 중심으로 호수를 이루고 있는 주암호는 까만 물빛이다.

     

    함박눈을 그대로 껴안아 아름다운 눈꽃으로 피게 하는 조계산의 괴력은 어디에 있을까? 반면 함박눈을 그대로 껴안아 물의 형체로 변화시키는 주암호의 매력은 어디에 있을까? 별의별 생각들이 뇌리를 스친다.

     

    아마도 사람들의 감정과 감성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대자연의 변화에 있지 않을까 싶다. 하늘의 섭리는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順天이라는 지명부터가 대수롭지 않다. 순천의 조계산, 순천의 주암호는 어감부터가 다정다감하다.

     

    그런 까닭에서일까? 순천사람들에게 붙여진 별명은 순둥이다. 수많은 낱말 중에서 순둥이라는 단어가 따라붙는 것은 매우 특이한일이 아닐 수 없다. 어쩌면 하늘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다는 順天의 지명에서 파생된 어감일지도 모른다.

     

    순둥이는 보았는가?

    어머니가 그리었던

    눈 나라 놀이터를


    알프스 가지 않아도

    알프스 닮은 조계산

    골짜기를 뒤덮고

    봉우리를 뒤덮어

    어머니가 보고픈

    새하얀 눈 나라를


    하얀 집을 짓고

    하얀 옷을 입고

    하얀 음식 먹고

    마음껏 뛰놀게 한

    눈 나라 눈꽃을


    몽블랑 만년설을

    노래한 만년필도

    어머니의 못다 쓴

    하얗고도 새 하얀

    널 다란 마음 밭을

    아직도 쓰고 있는

    어머니 마음 터?

    눈 나라 놀이터를

    (필자의 눈 나라 놀이터전문)

     

    사람마다 지니고 있는 감정과 감성은 제각각이다. 多情多感한 사람들의 언행은 현사회로부터 각광을 받는다. 정이 많고 감성이 풍부하다는 것은 인문학의 정의를 그대로 실행하는 모범생이 아닐까 싶다.

     

    특히 순천의 여성들은 미모와 함께 하얀 마음씨를 지녔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어머니의 마음과 가슴 그리고 맵씨, 솜씨, 말씨, 마음씨의 가정을 살리는 4가지 생명의 씨를 지니고 있다. 예부터 순천에서 인물자랑하지 말라고 했다. 남성보다도 여성을 일컬어 하는 말로써, 어머니의 깊고 넓은 심성과 아릿한 용모의 미를 대변한 말이었을 것이다.

     

    이미지를 종이에 그리면 그림이 되고, 이미지를 마음에 그리면 그리움이 된다. 그렇다. 이미지를 가슴에 그리면 사랑이 되는 것을 순천의 어머니들은 알고 있다. 아니다. 순천의 여성, 모두가 그림과 그리움 그리고 사랑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전남의 쉼터로 알려진 도립공원인 조계산은 사시사철 탐방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측백나무 숲과 심산계곡의 등산길은 탐방객들이 선호하는 등산길이기 때문이다. 특히 조계산은 천년숲길을 지니고 있는 선암사와 삼보사찰의 송광사가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역사성을 비롯한 문화예술 전반에 걸친 유물들을 관람할 수도 있다.

     

    주암호 역시, 식수는 물론 낭만을 품고 있는 호수다. 스위스의 레만호수 보다도 아름다운 비경과 맑은 물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계절의 기후풍토 속에서 자라고 있는 수목들의 뿌리를 거쳐서 흘러드는 맑은 물이기에 더욱 신선한 식수다. 게다가 호숫가를 둘러싸고 있는 크고 작은 산맥들과 실개천의 형상은 포근한 고향, 어머니 품과 흡사하다.

     

    눈 내리는 조계산과 주암호는 그리움의 대상이다. 어머니를 그리고 부모형제를 그리고 고향을 그리며 사랑을 나누는 곳이다. 다정다감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정원도시다. 아니 관광도시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24-01-29 08:11 송고 2024-01-29 08:12 편집
    눈 내리는 조계산과 주암호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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