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편집국장

“할 일 없는 사람은 고달프다”라는 속어가 귓바퀴를 타고 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외로움과  쓸쓸함을 동반한다. 아니 서글픔이 앞선다. 사람은 어느 누구나 할 일이 있다.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눠 생활하는 우리인생사에서 항상 주어지는 것은 일이다. 그 일상을 낱낱이 살펴보면 참 신기하기도 하다. 개미 체 바퀴 돌 듯 돌고 돌아가는 삶이지만 그 틀 속에서도 뭔가를 찾아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 오묘한 삶이 아닐 수 없다. 즉 일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일” 그 자체를 놓고 보면 어렵고 힘겨운 일일 수도 있고 즐겁고 좋은 일일 수도 있다. 전자나 후자나 매마찬가지로 우리인생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요불가분한 요소가 아닐까 싶다.

이러한 의미에서 노인일자리는 매우 중요하다. 누군가는 말했다. “할 일 없는 사람은 고달프다”고 말이다. 다시 말해 할 일 없이 매일 놀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노인들을 연상할 수 있다. 머지않은 장래에 이 세상과 이별을 하고 죽음을 맞이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이 세상의 일거리가 많고 많지만 일을 하고 싶어도 능력이 없어서 못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 문제는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모든 인류에게 적용되는 자연스러운 하나의 진리이고 순리가 아닐까 싶다.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그 때문인지, 대다수의 사람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자신의 인생여정을 나름대로 걷고 있는 것이다.

“젊은이는 희망이 살고 늙은이는 추억에 산다.”는 문구가 떠오른다. 대자연섭리로 풀이하자면 싱싱하고 발랄한 젊음 앞에는 별의별 일도 감수하고 처리한다. 하지만 맥없고 힘 빠지는 늙음 앞에는 그저 자신의 몸만을 지탱하면서 외로움과 싸울 뿐이다.

독거노인의 한 예를 들어볼까 싶다. 현재 75세의 독거노인인데 잠이 오지 않아서 새벽 4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컴퓨터카페에 글을 쓰고자 앉았다고 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75세가 되도록 가족이 하나도 없이 그 오랜 세월을 왜 살아왔는지, 또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살아왔는지, 한마디로 말해서 기적 같은 삶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튼 어찌되었던지 현재 자신은 살아있고 또 국민연금, 주택연금, 노령수당으로 생활비를 충족시키며 마음 편하고 근심걱정 없이 살아가고 있다. 또 무상무념을 최고의 행복으로 생각하며 나름대로 건강관리도 하면서 잘 살고 있다고 한다. 아무리 독거노인의 삶이라고 할지라도 사람의 생활에서 장단점은 존재하게 마련이다. 물론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보니 여러 사람과 어울려서 살아가는 것이 원칙이다. 그렇지만 어찌하랴 자신의 운명과 사주팔자가 기구하다보니 외롭고 쓸쓸한 또 불쌍한 삶을 살게 된 것을 말이다.

그는 지나온 75년의 오랜 기간 동안 파란만장한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험악한 사회를 통과하면서 현재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 한편으로는 장하고 대단하기도 하다고 했다. 또 그는 어려운 역경을 극복하면서도 나름대로 숙원과제들을 가능한 것은 거의 모두 해결했었다.

하지만 그는 쓸쓸함과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늙은이의 서글픔을 현 사회에 토로하고 있다. “할일 없는 사람은 서글프면서도 고달프다”고 말이다. 아무리 좋은 옷과 음식이 있어도 함께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서글프다는 것이다. 게다가 할 일 없이 노는 것도 지겨울 뿐 아니라 고달프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순천 남부노인복지관은 노인들의 천국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그곳은 순천시 장평로 60 풍덕동에 위치한 노인복지시설이다. 지하1층부터 4층까지 건축면적 627㎡, 연면적2,457㎡로 운영비는 약 2억8천만 원이다.

주요시설 1층에는 사무실을 비롯해 물리치료실, 경로식당, 할아버지방, 할머니방, 자원봉사자실 ,화장실이 있다. 2층에는 교육실을 비롯해 청춘도서관, 컴퓨터실, 음악실, 상담실, 휴게실, 화장실이 시설돼 있다. 3층은 강당을 비롯해 당구장, 체력단련실, 샤워장, 화장실이 있다. 4층은 탁구장과 휴게실, 발전실이 있다.

프로그램운영은 어학분야를 비롯해 정보화분야, 건강분야, 댄스분야, 취미분야, 자율분야 등이 있다.

이 시설을 이용하는 대다수의 노인들은 자신의 건강관리는 물론 공동체 삶을 즐긴다고 한다. 이들은 혼자 있는 시간보다 여럿이 모여 함께 운동을 하고 사회활동을 하는 것이 좋은 시간이라고 했다. 또 이들은 여럿이 모여 함께 일을 하고 놀이를 즐기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고 방법이라고 했다.

특히 이들은 시에서 마련한 노인일자리를 찾아나서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하루 종일 집에서 지내는 것은 따분하다 못해 지겹다는 것이다. 게다가 노인들은 공공일터에서 힘에 맞는 일을 하면서 용돈을 벌어 쓰는 것이 쏠쏠하다고 한다.

이처럼 노인일자리는 현 사회로부터 탄력성을 띠고 각광을 받고 있다. 정부의 지원책도 중요하지만 노인들의 마음자세 또한 중요하게 작용하는 사회로 변화되고 있는 듯싶다. 노인들의 사회활동과 건강한 삶은 후세들의 생활에도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따라서 가정도, 사회도, 국가도 튼튼함을 기약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