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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의 저녁나들이 김용수
2022-05-02 오전 6:30:18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김용수 편집국장


     

    봄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농심이 타면서 세상사 모든 것이 메말라가는 지금이다. 인심이 흉흉하면서도 지방선거분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강풍이 잦은 요즘, 크고 작은 산불을 비롯해 각종 화재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상춘객은 물론 대다수의 사람들은 봄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특히 천년 고찰인 선암사를 찾는 나들이객들이 붐비고 있다.

     

    전국제일의 철쭉고장은 전남순천일 것이다. 하얗게 피어나는 백철을 위시하여 형형색색의 철쭉꽃과 봄꽃들의 향연은 선암사로 이어지는 길이다. 대자연을 꽃빛으로 색칠하는 자연화가의 영역인지도 모른다.

     

    온통 도시가 정원이라는 순천지역 어느 곳이든 철쭉꽃이 만발하고 있다. 바라보는 사람들의 감정에 따라서 별의별 세상이 펼쳐지겠지만, 철쭉꽃과 봄꽃의 향연은 희망과 사랑을 심어주는 가교가 아닐까 싶다. 가슴을 설레게 하는 봄의 화신마냥 처녀총각의 사랑을 불러 모으며, 빛바랜 추억을 선명하게 그려주기도 한다.

     

    지난 일요일이었다. 필자는 갑작스런 저녁식사초청을 받았다. 약속장소는 선암사 근교에 있는 금성가든 이었다. 묘목을 옮기다 말고 아내와 함께 선암사로 향했다. 낙안평사에서 상사호수를 끼고 도는 관광도로변은 일품이었다. 산철쭉이 만발한 산천의 아기자기함과 굽이굽이 돌아가는 선암사 길은 지친심신을 달래주는 안마기였다.

     

    나무를 사랑하고 나무를 심는 사람들의 마음은 한결같다. 봄 가뭄이 지속되면 나무에 물을 주는 작업이 배로 증가한다. 물과 나무의 관계는 곧 삶과 죽음의 관계로 물은 생명줄이나 다름없다. 물의 소중함을 인식한 아내의 한마디다.

     

    묘목 밭에 물을 주지 않으려면 묘목을 심지 마시오. 어린 묘목을 심고서 물을 주지 않으면 봄 가뭄에 말라 죽을 수밖에 없는데 왜물관리를 소홀하게 한단 말이오.”

     

    아내의 말이 지극히 옳은 말이었다. 하지만 작업이 고된 관계로 묘목밭물관리를 제대로 시설하지 못했었다. 조금은 짜증스러웠다. 때마침 울려주는 스마트폰소리가 구세주였다. 만사를 제쳐두고 아내와 함께 선암사로 향했었다.

     

    지난 일요일이었다. 선암사 근교 금성 가든에서 염소구이를 구으며 기다리고 있던 지인부부 일행과 함께 세부부가 합석을 했다. 만남의 기분이 배가 돼서 인지, 서로서로가 반기는 분위기였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는 정이다. 정과정이 엮여져야 만이 사람냄새가 난다는 옛말이 생각난다. 우리네 인생살이에서 정을 빼버린다면 삭막하지 않을까 싶다.

     

    참으로 웃기는 일이었다. 그 자리에 참석한 세 남자의 이름에서 가운데 자가자의 단어가 들어갔었다. 용자의 어감으로 용의 이야기가 이어졌었다. 심지어 용은 물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물과 가까이 해야 한다는 지론이다. 또 물을 가까이 하게 되면 나무와도 가까이 해야 한다는 이론도 성립됐었다.

    이제 삼용의 저녁나들이는 세 아내를 비롯해서 나무를 사랑하는 화제로 뒤바뀌었다. 어린묘목에서부터 성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꽃이 피워졌었다. 그중에서도 선암사 영산홍과 자산홍 그리고 선암매화의 아름다움은 빼 놓을 수 없는 꽃나무이야기였었다.

     

    우리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천년사찰의 선암사 숲길을 걷고 싶어 했다. 숲길을 산책하면서 삶의 이야기와 나무사랑도 나누었었다. 선암사 주변의 편백 숲과 아름드리 참나무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의 발자취를 새겼으며, 모진풍상도 겪었었다. 수많은 사연을 간직한 편백 숲과 참나무 아름드리는 사람들에게막여종곡, 막여종수, 막여종덕 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 一年之利 莫如種穀 十年之利 莫如種樹 百年之利 莫如種德 일 년의 이익은 곡식을 심는 것만 같은 것이 없고, 십 년의 이익은 나무를 심는 것만 같은 것이 없고, 백 년의 이익은 덕을 심는 것만 같은 것이 없다는 것이다.

     

    선암사의 저녁나들이는 희망이었고 사랑의 표출이었다. 세 부부의 어설픈 대화 속에서 삶은 꿈틀거렸고 지친애정도 되살아났다. 삶의 원동력을 찾았으며 내일의 꽃빛깔을 만끽했었다. 무엇보다도 선암사 나들이 길은 지친심신을 달래주었으며 내일의 시간을 영글게 했었다. 아마도 사색하면서 걷는 힐링 길로써 최상의 길이 아닐까 싶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22-04-25 07:37 송고 2022-05-02 06:30 편집
    선암사의 저녁나들이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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