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새 소리 / 백석
처마끝에 明太를 말린다明太는 꽁꽁 얼었다明太는 길다랗고 파리한 물고긴데꼬리에 길다란 고드름이 달렸다해는 저물고 날은 다 가고 볕은 서러웁게 차갑다나도 길다랗...
2014.01.24 09:01
강남역에서/ 김경봉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요? 하루 온종일 도심한가운데서 눈물이 그렁그렁하던 회색빛 하늘이 퇴근 무렵 기어이 눈발을 날리네요. 펑펑 쏟아지...
2014.01.21 08:59
물꽃 / 송수권
세월이 이처럼 흘렀으니 그대를 잊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오늘도 채석강 가에 나와 돌 하나 던집니다 강은 온몸으로 경련을 일으킵니다 상처가 너무...
2014.01.16 09:56
벚나무길 주인이 되어 / 송 준 용
인천시 부평동 동수로 벚꽃나무 길 76- 7 나는 새로 주어진 주소가 너무 좋아 그 주소로 보내진 편지 한 장 얼른 뜯어보았다 아직도 겨울나무들은 움쩍도 ...
2014.01.15 09:22
다섯 오, 그 오얏꽃 / 정홍순
다섯 손가락이 부르는 ‘새벽기차’가 창 너머 꿈길을 헤치고 간다 아버지가 꾼 태몽은 살인 꿈이었다 다섯 토막 망나니 꿈 받아서 세상에 큰소리 다섯 번은 낼...
2014.01.14 11:17
자전거를 배우는 아버지 / 박후기
파밭에 고꾸라진 아버지가 파꽃처럼 짧게 쳐올린 뒤통수를 긁적거리며 자전거와 함께 일어서는 저녁이었다 어린 내가 허리 부러진 대파와 함께 밭고랑에 드러누워 ...
2014.01.10 08:16
눈빛 섞을 때 / 김용수
SNC00594 바라보는 눈빛이 예사롭다 은근한 그 빛 속에 담겨진 이야기가 있다 애써 전하고픈 말 차마 섞을 수 없었을까 살이 떨려오고 오금이 저려오고 ...
2014.01.05 09:34
출상 / 정홍순
크기변환_SNC00446[0] 자전거 하나도 못 탄다니 이 나쁜 놈아, 마애삼존불상 아득히 상서로운 미소로 염불에 답 하듯 잘 받친 인상에 취해 아내인 그...
2013.12.28 10:36
쌈을 싸다가 / 김용수
친구야! 친구들아! 쌈 싸러 가자 상추 잎도 배추 잎도 무 잎도 채소 이파리는 모두가 맛 있단다 삭히고 삭혀둔 된장 고추장 젓갈이랑은 엄마 손으로 담가둔 ...
2013.12.23 22:15
우리나라의 숲과 새들/송수권
7_99_21_CF_TAgJ_IqBW_1429_1 나는 사랑합니다 우리나라의 숲을, 늪 속에 가라앉은 숲이 아니라 맑은 신운(神韻)이 도는 계곡의 숲을, ...
2013.12.15 0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