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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장에서 황홀경에 빠지다 / 오양심
2016-01-06 오후 12:49:57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가실 일을
    해 놓고 아랫장에 갔습니다
    전어 몇 마리 사서
    회를 치든지 석쇠에 굽든지 하려고요
    장터에 막 들어섰는데 트럭을 둘러싼 아낙네들이
    소란을 피우고 있었어요
    그 틈새를 헤집고 들어갔더니
    오메, 뭔 놈의 잡것들이 벌건 대낮부터
    짭짜래한 비린내를 풍기고 있었을까요?
    숭악한 아지매들은 애리애리한 것들을
    만지작거리며 흥정을 했고요
    운전수 아저씨는
    물 좋은 머시매들로만 잡아왔기 때문에
    손을 대기만 해도 까진다고 너스레를 떨더군요
    근데요 은빛 비늘의 눈부심을
    눈요기 했을 뿐인데요
    내 안이 탱글탱글해지더니
    젖꼭지가 빳빳하게 서더라니까요
    뼈 속까지 투명해서 뼈라고 할 수 없는
    꽃잎보다 연해서 살이라고도 할 수 없는
    멸치와 고노리 그놈들을 본 순간이요

    차마 내지르지 못한
    이 격정을 어쩐대요?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6-01-06 12:49 송고
    순천 장에서 황홀경에 빠지다 / 오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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