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혼술 등 나홀로 문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혼자만의 시간과 혼자만의 생활을 즐긴다는 것은 공동생활과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예부터 혼밥, 혼술, 등은 쓸쓸함과 외로움의 상징이었다. 그래서일까? 혼자먹는 음식은 맛이 없고 혼자마시는 술은 독주라고 했다. 그러나 현 사회는 산업사회의 괴리로 복잡하고 다양한 문화가 형성되어 왔다. 그중에서도‘나홀로 문화’는 급진적으로 확산돼 이제는 혼자 살기 500만 시대에 돌입했다고 한다.

성균관대 사회학과 김봉석 교수는 혼자라는 단어가 이제 외로움·고독·소외를 의미하는 단어가 아닌 자유로움과 개인을 표현하는 말”이라며“개인의 고립보다는 자유롭고 개성 있는 현대인들을 나타낸다는 측면에서 혼족 문화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게다가 그는 가장 낮은 1등급이 '편의점'에서 도시락 먹기, 가장 난이도가 높은 8등급은 사람 많은 고기 집에서 혼자 고기를 구워 먹는 것이라고 했다.이렇게 혼자 밥을 먹는 '혼밥', 혼자 술을 먹는 '혼술'이라는 표현까지 생겼고, 최근에는 혼자 부르는 노래 '혼곡'과 혼자 영화를 보는 '혼영' 혼놀(혼자 놀기)등‘혼족’들의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 통계청이 발표한‘한국의 사회동향 2015’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혼자 여가를 보냈다는 응답(15세 이상)은 2007년 44.1%에서 2014년 56.8%로 12.7%포인트 증가한 반면, 친구와 보냈다는 응답은 2007년 34.5%에서 2014년 8.3%로 26.2%포인트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1인 가구 숫자가 증가하는 것은 혼족 문화를 발전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가족변화에 따른 결혼·출산행태 변화와 정책과제’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1인 가구 수는 506만1000가구로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7.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66만1000가구를 기록한 1985년보다 약 6.7배가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혼자의 삶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첫째는 가족과의 오순도순 누리는 삶보다 결코 나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결혼은 신이 결정한 제도가 아니라 하더라도 독신은 정상적이지 못하고 자연에 반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자연현상을 거스르면서 혼자만의 생활상은 어딘가 모르게 부자연스럽다.‘밥 먹자, 술 먹자. 영화보자. 놀자. 노래방 가자’등 서로서로가 어울려 살아가는 공동문화의 틀을 깨고 혼자만의 문화가 확산된다면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시 말해 한 개의 그릇보다 몇 개의 그릇이 서로 부딪치며 딸그락 거리는 가정적이거나 공동분모의 식탁의 그‘소리’가 훨씬 나을 것이다. 

그렇다. 과거에는 여럿이 함께 모여 하던 행동을 혼자서 하는‘나 홀로 문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결코 바람직한 사회적 현상은 아니다. 지양과 함께 사회안전망의 강구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런 맥락에서 송수권 시인의‘혼자먹는 밥’을 게재해 본다. 

혼자 먹는 밥은 쓸쓸하다
 
숟가락 하나
놋젓가락 둘
그 불빛 속
딸그락거리는 소리
 
그릇 씻어 엎다 보니
무덤과 밥그릇이 닮아 있다
우리 生(생)에서 몇 번이나 이 빈 그릇
엎었다
되집을 수 있을까
 
창문으로 얼비쳐 드는 저 그믐달
방금 깨진 접시 하나 (혼자 먹는 밥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