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수
문화란 무엇인가? 학문내지는 학술적으로 풀이하자면 방대하지만 국어사전에서 찾는다면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삶을 풍요롭고 편리하고 아름답게 만들어가고자 사회구성원에 의해습득, 공유, 전달이 되는 행동양식으로 해석돼 있다. 또 생활양식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해 낸 물질적, 정신적 소산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의식주를 비롯해 언어, 풍습, 도덕, 종교, 학문, 예술 및 각종제도 따위를 모두 포함한다고 쓰여 있다.
따라서 지구촌에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민족일수록 자신들의 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온 전통문화가 있다. 그 전통문화의 한 획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역사성은 물론 현존하거나 이미 사라진 문화적 전통이나 문명의 독보적 또는 적어도 특출한 증거가 되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전남 순천시 낙안읍성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무한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평지에 마을을 둘러싼 성곽과 관아, 그리고 민가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조선시대 고을의 모습을 보여주는 탁월한 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존하는 초가집 대부분이 남서방향의 일자형 삼간집 형태로서 한국 서남부지방 전통민가 형식과 특성을 지녔으며, 현재까지도 후손들이 살아가고 있는 마을로서의 기능을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낙안군악, 공동체 제의, 판소리 등 무형유산의 전승지로서 그 가치가 뛰어난 유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안읍성”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다. 첫째는 전통문화 인식부족이다. 둘째는 주민들의 불협화음이다. 셋째는 불 소통이다. 넷째는 불편한 생활환경이다. 다섯째는 탁월한 예술품과 문학작품의 계승을 잇지 못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수의 요인들이 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역사의식과 화합이 아닐까 싶다. 다시 말해 지구촌의 수많은 성들 중에서 유일하게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성은 대한민국 전라남도 순천시 낙안면에 자리하고 있는 낙안읍성이다. 게다가 인류역사에 있어 주요단계를 예증하는 건물, 건축이나 기술의 총체, 경관유형, 그리고 낙안군악과 공동체 제의, 판소리 등 무형문화유산 전승지로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낙안읍성의 세계문화유산등재에 취약성을 보이는 것은 다름 아닌 상혼에 젖은 투서와 민원제기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몇 몇 주민들이 자신의 이득과 영달을 꾀하려고 의도적으로 트집 아닌 트집으로 투서와 민원을 제기해 문화재청과 관청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도 풀뿌리민주주의가 정착한 이후, 각종 투서와 민원사항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공직자들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올바른 정책이라도 민원이 야기되면 그 민원에 대한 조사를 받아야 하고 그 민원에 대한 답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뒤따른다. 때문에 공직자들은 자신이 하는 업무에 민원이 야기되지 않도록 철저를 기하면서도 민원업무를 회피하고 있다.
이외에도 선거풍토에 휘말리거나 표밭관리를 하는 지자체장들의 성향에 따른 민원들이 비일비재해 공직자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 낙안읍성 역시 투서와 각종민원들이 난무해 회피부서가 되고 있는 반면, 주민간의 불 소통으로 세계문화유산등재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문화재청 임경희 학예사에 따르면 “낙안읍성은 세계문화유산등재 4단계의 절차 중 1단계인 잠정목록(2011년 3월 11일)에 머무르고 있다.”며 “2단계 우선등재목록, 3단계 등재신청 후보, 4단계, 최종등재신청 대상까지, 앞으로도 3단계를 더 거쳐야 하므로 2020년도 유네스코에 등재되기는 어렵다고 했다. 게다가 임 학예사는 ”주민들의 의견이 중요하므로 뜻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순천시의 시 전역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등재를 위한 시민설명회는 매우 바람직했다는 시민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생물권보전지역은 유네스코에서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생태계를 대상으로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곳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것이다.
시는 지난해 7월 유네스코MAB(인간과생물권계획)한국위원회에 예비신청서를 제출해 심사를 통과했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국내 최초 연안습지(순천만습지)와 내륙습지(동천하구습지)를 연계한 국제적인 람사르 습지 2개소와 낙안읍성, 조계산도립공원, 주암호, 상사호, 송광사, 선암사 등 다양한 생태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어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이번 시민설명회는 본신청서 제출에 앞서 생물권보전지역에 대한 지역주민과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마련됐었다.
시는 이달 중 순천시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신청서를 유네스코MAB한국위원회에 제출하고 오는 9월까지 유네스코 MAB사무국에 최종신청서를 제출하면, 생물권보전지역 자문위원회 검토를 거친 뒤 내년 6월 MAB국제조정이사회에서 최종 선정된다는 것이다.
국내에는 강원도 설악산, 제주도, 전남 신안, 경기도 광릉 숲, 전북 고창 등 5개소가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됐으며 세계적으로는 120개국 669개소가 지정돼 있다.
아무튼 순천시 전역의 생물권보존지역 지정도 바람직하지만 “낙안읍성”의 세계문화유산등재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화합은 물론 지자체와 문화재청의 지대한 관심이 필요하고 지역민들의 민원이 발생하지 않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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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5 09:24 송고
2017-02-19 21:16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