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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사랑에 미쳤다 / 오양심 시인
2017-11-04 오전 8:09:21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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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보자기속에서
    사랑을 하려면 콩이 되어야 한다.
    눈에 콩 꺼풀이 씌워져야 한다.
    깨댕이를 벗고 한통속에 들어가
    25시간 몸을 대여섯 배로 부풀려야 한다.
    시루 속에 거꾸로 곤두박질 쳐져야 한다.
    그 속에서 사랑을 꽃피우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해야 한다.
    짚을 깔아놓은 시루 안에서 보슬비를 맞으며
    뿌리를 잘 내릴 수 있도록 자리를 잡아야 한다.
    소나기를 맞으며 어둠을 생각해야 한다.
    눈에서 콩 꺼풀이 벗겨질 때까지 다섯 개의
    기타 줄 위에서 봄날의 선율이 되어야 한다.
    시루가 뻑뻑해지고 살이 통통하게
    오를 때까지 벅차게 솟아올라야 한다.
    아랫도리가 흠뻑 젖어야 한다. 개벽은
    천지개벽은 너와 나의 마빡에서
    툭툭! 터져 나온 금빛
    콩나물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7-11-04 08:09 송고
    콩, 사랑에 미쳤다 / 오양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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