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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꽃 치성 / 정홍순

2014-07-20 오전 11:10:58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된장 풀어 쑥국 끓여먹고

    개나리 간질병이 도져 꽃 치성 드리러가네

     

    옥곡초등학교 늙은 벚나무 앞에 허리 굽혀 배알하고

    진상 고갯마루까지 참다 숨이 터지면서

    평사리 지나 화개문 밀고 들어서고 있었지

     

    역마 들린 걸신들아 게 섰거라

    몸 달은 육신들아 화무십일홍이렷다

     

    백년을 살다간 아버지가

    지르던 목소리

    술에 타 부르던 노래가 발기발기 따르고 있었지

     

    전라돌세 경상돌세

    춘삼월 휘휘 쳐내고 가는 길

    사발가 퍼 마시며 일주문에 서서

    꽃물처럼 달여 낼 수 없는 허망 백리 길 달렸네

     

    지리산 반달곰과

    섬진강 은어 떼

    아버지가 물려준 천륜의 사랑만을 빌었지, 허나

     

    반 푼의 비손 흘러

    꽃 속에서 강은 망덕까지

    오백오십 리 잇고 있었네

     

    엄지손가락 지문 같은 해 꾹꾹 눌러

    강바닥 흐드러지게 핀 벚꽃

    포구에는 손바닥만 한 덕굴이 봄내 빌고 있었지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4-07-20 11:10 송고
    섬진강 꽃 치성 / 정홍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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