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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도 비렁길을 걸어보소서 / 김용수
2016-02-01 오후 12:49:48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김용수


    병신년을 맞이해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정치권의 시끄러움으로 온 나라가 뒤숭숭하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조차 모르겠다. 힘 있고 영향력 있는 사람이면 너도 나도 선거판에 끼어들어 자신의 영달만을 추구하려 한다.
     
    하! 수상하다. 4월 총선이 다가오는 것을 직감한다. 국민을 볼모로 한 국회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서민들이다. 하지만 그들을 또 다시 뽑아야 하는 서민들의 한숨 섞인 길목에서 무심한 시간만 흐르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전남 여수시에 자리한 금오도 비렁길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곳은 필자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 교훈의 길이다. 필자가 아끼는 동생들과 함께 걸었던 길로, 서민의 애환을 심어주었던 길이다. 특히 병종과 병화 동생의 추억담이 있는 잊을 수 없는 길이다. 우정과 사랑 그리고 연민의 정이 꿈틀대는 길이다. 그런 연유에서일까? 지역에 등록된 길 중 가장 많이 접속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길이다.
     
    해안선을 따라 기암괴석의 바위들이 솟구쳐 오른 너럭바위의 사이사이로 숲과 바다가 펼쳐진다. 그 진풍경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 해안절벽과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비경을 바라보면 온갖 근심걱정은 절로 사라진다. 그래서 일까? 우리나라 최고의 섬 길로 손꼽힌다.
     
    비렁길은 절벽의 순우리말로‘벼랑’의 여수사투리다.‘비렁’에서 연유한 이름으로 본래는 주민들이 땔감과 낚시를 위해서 다니던 해안 길이다. 금오도 함구미에서 시작해 바다를 끼고 돌며 장지마을까지 이어진 18.5km의 비렁길은 5개 코스로 나뉘어 있다.
     
    무엇보다도 비렁길은 경사가 완만해 남녀노소 무리 없이 누구나 걸을 수 있는 섬 길이다. 그 길을 걷노라면 잠시나마 인간의 욕망이나 욕심을 잊을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절경에 취하기 때문이다. 또 동백나무와 소나무 등 울창한 산림이 뿜어내는 신선한 공기가 정신을 맑게 한다.
     
    이외에도 미역널방 전망대에서 고흥반도로 넘어가는 해넘이와 두포까지의 오솔길은 온갖 시름을 잊게 하고 새로운 삶을 설계 하는 활력소의 길이다.
     
    어쩌면 금오도 비렁길은 서민들의 애환의 길이기에, 위정자들이 걸으면서 서민들의 애환을 느껴야 하는 정치의 길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한도 끝도 없는 인간의 욕망과 욕심을 비우게 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힘이 있고 영향력이 있는 위정자들에게는 그 욕망과 욕심을 비우면서 서민들을 위한 서민정치를 구현해야 하는 길이 아닐까 싶다. 결코 나쁘고 헛된 길은 아닐 것으로 믿는다.
     
    더욱이 비렁길은 깍아 세운 듯한 바위절벽과 시푸른 파도가 넘실대고 있어 양심에 가책 받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오금을 저리게 한다.‘감언이설’과 허세를 부리는 사람들일수록 그 길은 위협을 가한다고 한다. 물론 힘 있고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 그런 위세에 눌리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일말에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절벽길을 걸으면서 서민들의 애환을 느껴야 할 것이다.
     
    생각해 보자. 역사적으로 명나라 홍무제주원장처럼 부정부패를 증오한 황제는 없었다고 한다. 동서고금, 개국 초의 정권들은 기풍이 건실함에도 특이하게 명나라 초기는 부정부패가 극에 달했었다. 홍무제는 개국공신들을 철저히 제거하여 의심 많은 황제로 역사적 악명을 떨쳤다. 나름대로 민초들의 척박한 생활에는 많은 동정심을 가지고 개선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그 효과는 없었다. 그것은 한 무더기 고름덩어리들을 제거하면 얼마 후 또 다시 고름덩어리들이 슬며시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주원장은 법률정비에도 세세하고 꼼꼼하게 신경을 썼었다. 그러나 아무리 법이 있더라도 도덕이 붕괴된 상태라면 법 자체가 소용이 없었다.
     
    절대 권력자의 강렬한 의지도 원나라 말기부터 도도히 탁류처럼 흐르는 부정부패의 탐욕에는 소용이 없었던 것이다. 도덕이고, 법이고, 그렇게 가혹한 형벌이고 간에 오로지 탐욕에만 눈이 먼 사회는 자기 직위를 이용하여 오로지 개인이익만 찾아 헤매게 된다. 이러한 사회풍조가 만연하면 결과적으로 고름은 침출수가 되어 세상 밖으로 흐르게 돼있다. 즉, 남이 하면 불륜이고 자신이 하면 로맨스로, 비리를 저지르다 걸리면 유죄, 안 걸리면 무죄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법조계를 비롯해 사회전반에 걸쳐 전관예우를 하는 그 자체가 모순이다. 아니 위정자들 못지않게 힘 있는 사람들로 서민의 삶을 모르는 상류층이다. 특히 필승변호사는 어떠한 죄라도 공식적으로 돈 주고 판다는 말이나 같다. 전관예우가 존재하는 사회는 원초적으로 부정부패를 조장하는 사회라고 아니 할 수 없다.
     
    어수선한 총선시국에서 벗어나 서민의 애환이 서린 전남도 여수시 금오도 비렁길을 걸어보자. 그 길은 힘 있는 사람들도, 힘없는 사람들도 모두 다 껴안아주는 삶의 길이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6-02-01 12:49 송고
    금오도 비렁길을 걸어보소서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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