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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문둥이
오양심
2013-02-25 오후 4:57:56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우리 아버지는

    우체국에 다녔어요.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우편배달부였어요

     

    그때는 자전거가 없어서

    두 발로 걸어 다녔어요

    우체국에서 퇴직할 때까지 36년간

    무거운 우편가방을 어깨에 메고 다녔어요

     

    비가 오나 눈이오나

    우리 아버지는 인기 짱이었어요

    인근에서 우리 아버지를 모르면

    간첩이라고 했으니까요

     

    오씨 성을 가진 우리 아버지를

    처녀총각들은 ‘오씨 아저씨’

    어른들은 ‘오센’ 이라고 부르며

    날마다 대문밖에서 기다렸거든요

     

    근데요. 우리 아버지는 문둥이였어요

    발가락이 닳아져서 점점 작아지더니

    어느 날 보니까 몽당발이 되었더라고요

    우리 아버지는 영락없는 문둥이였어요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3-02-19 09:35 송고 2013-02-25 16:57 편집
    (동시) 문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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