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변환_2011년11월%2030일%20013[0]
모래바람에 네 눈썹이 길어지고 있다
돌의 살갗이 쌓인 초혼의 언덕
시작도 끝도 묵묵히 걸어
바람이 지고 달리는 어디쯤
그 길의 이름을
눈물로 먹는 너는 낙타다
이슬로 커 태양을 묻은 사막에
머리 디밀고 바람의 말을 골라
다시 일어서지 못한다면
우리는 영혼을 잃고 너는 길을 잃는다
모래톱에 문지른 네 발바닥지문이
물결처럼 번지던 바람에 찍혀
하늘이 어두워진 시방
꽃눈 가지에 너의 숨결이 닿았다
점점이 돋아난 꽃은 이쁘고
이쁜 꽃처럼 시집왔던 구장 오메는
나물 한 보따리 등에 올려놓고
아침 길을 한참만에야 꺾어서 왔다
허리 굽은 할매는 작년가을 전주댁
마당에다 콩 다발 져다 부려주며
시침도 안 떼고 가더라고 혀를 찼는데
굽은 가지에 피는 꽃이 나무이듯
나무 한 토막으로 바람 치는 대문
설핏 잡아놓고서
밤손잡고 꿈 받으러 들어가는
구장 오메는
오늘도 모로 누어 곤하게 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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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27 09:2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