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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 / 정홍순
모래바람에 네 눈썹이 길어지고 있다
2012-05-27 오전 9:20:21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크기변환_2011년11월%2030일%20013[0]

     

    모래바람에 네 눈썹이 길어지고 있다

    돌의 살갗이 쌓인 초혼의 언덕

    시작도 끝도 묵묵히 걸어

    바람이 지고 달리는 어디쯤

    그 길의 이름을

    눈물로 먹는 너는 낙타다

    이슬로 커 태양을 묻은 사막에

    머리 디밀고 바람의 말을 골라

    다시 일어서지 못한다면

    우리는 영혼을 잃고 너는 길을 잃는다

    모래톱에 문지른 네 발바닥지문이

    물결처럼 번지던 바람에 찍혀

    하늘이 어두워진 시방

    꽃눈 가지에 너의 숨결이 닿았다

    점점이 돋아난 꽃은 이쁘고

    이쁜 꽃처럼 시집왔던 구장 오메는

    나물 한 보따리 등에 올려놓고

    아침 길을 한참만에야 꺾어서 왔다

    허리 굽은 할매는 작년가을 전주댁

    마당에다 콩 다발 져다 부려주며

    시침도 안 떼고 가더라고 혀를 찼는데

    굽은 가지에 피는 꽃이 나무이듯

    나무 한 토막으로 바람 치는 대문

    설핏 잡아놓고서

    밤손잡고 꿈 받으러 들어가는

    구장 오메는

    오늘도 모로 누어 곤하게 잘 것이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2-05-27 09:2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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