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순천만 대대포구 해수로 따라
동 동 동 떠다니는 하얀 종이배 하나
내 마음 옮겨 싣고
네 마음 빌려 실어
먼 시간 뒤 헤어질 그 언약을
한도 없이, 끝도 없이 쓰고 있다오
미운 정 솟구칠 땐 해수로 따라 나선
풍랑과 싸우고
고운 정 일렁일 땐 갈대밭 사이사이
새소리 들으며
별도 따고 달도 따고 웃음꽃 피웠건만
지금은 제 갈길 가야할 순간인 것을
돌아서 가는 길목마다 갈꽃 흔드는
순천만 순정이 노랫소리로
 
바람아 불어라 순천만 갈대밭 으스러지도록
눈비야 뿌려라 님 떠난 빈 가슴 채워질 때까지
 
 
2)
순천만 용산마루 전망대 따라
꾹 꾹 꾹 눌러쓰는 잿빛 편지지 하나
내 마음 옮겨 담고
네 마음 빌려 담아
먼 훗날 또 생각할 그 사연을
미련 없이, 후회 없이 쓰고 있다오
미운 정 솟구칠 땐 등산로 따라 나선
감정과 싸우고
고운 정 일렁일 땐 나무들 사이사이
햇빛을 받으며
오순도순 소곤소곤 얘기꽃 피웠건만
이제는 제갈 길 가야할 시간인 것을
돌아서 가는 발길마다 갈꽃 흔드는
순천만 순정이 몸놀림으로
 
바람아 불어라 순천만 갈대밭 으스러지도록
눈비야 뿌려라 정 떠난 통 가슴 무너질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