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땅팔땅
마음개비 돌리는 날
팔랑팔랑 팔랑개비 잘도 돌아간다
 
살랑살랑
푸른 바람 불어오는 날
쭈륵쭈륵 동심개비 빙 빙 빙이다
 
멀대같은 글쟁이 속눈에 아른대는
조계산 천자암 곱향나무 쌍향수를
오늘만은 꼭꼭 실눈으로 보고파서
보조국사 담당국사 지팡이 짚고 걷던 길
그 옛날 수행 길을 따라 가는 고개 길에
피나물 노랑꽃 군데군데 피고지고
깨진 기왓장 오솔길에서 소곤소곤
 
풍경소리 미끄러지고
푸르름이 빠져드는 돌샘
어린시간 고여 들고
늙은시간 흘러 든다
 
사제의 지팡이로 버티고 선
팔 땅 천연기념물 노다지는
도심 속 바람개비로 돌다가
암자길 마음개비로 돌고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