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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티산 / 정홍순
2012-07-05 오후 11:58:12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크기변환_11년%2011월%204일%20029


     

    아카시아가 미국이거나 혹은 인도

    동부아프리카가 고향이라는 것을

    굳이 묻지 않아도

    콩깍지 속에 알갱이 가지런히 키우는 것은

    우리 동네에서도 잘하고 있는 일이다

    보티산이 시집와 애 하나 낳고

    나 많은 서방 꿀단지노릇 한지도

    다섯 해나 지났다

    도시 딴 맘먹지 말고 살기만을

    아가야 홀려대는 구상댁에게

    딸년 꼭 끌안고

    중천에 해 뜰 때까지 자고 일어나지만

    보티산에게 딸린 무죄다

    이젠 제법 말문도 커져

    버럭 대는 것으로 봐

    단단한 가시로 무장한 꽃피는 각시가 됐다

    꽃들이 앞뒤가릴 것 없이

    한꺼번에 달려드는 통에도

    아카시아가 잘 폈다

    보티산은 이제 꽃으로 엮어가는

    종부 살이 여자다

    구제금융만큼이나 구상댁에게는

    안심이자 눈에 흙이 들어가도

    다리 뻗고 눌 수 있을 것 같은

    면목이 섰기에

    여자의 존심을 삭히고 있다

    올해 같으면 벌치기가 괜찮을성싶다고

    간만에 웃어 보이는 설악양봉원

    벌들이 더 사나워졌지만

    시집살이 게워내는 보티산의 향내가

    봄 마당에 한참 떨어지고 있는 판이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2-07-05 23:58 송고
    보티산 / 정홍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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