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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 보리의 재고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보리수매제는 `12년 전면폐지 되었다. 보리수매제 폐지이후 시중에 보리가 귀한세상이 되다보니 시중보리쌀 가격이 쌀값을 앞지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쌀보리 매입가(40kg)는 `08년 32,880원에서 `11년 27,320원으로 매년 2~6%의 수매가격이 인하되고 급기야 `12년 전면폐지 되었다. 12년 수매제 폐지로 보리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시중 쌀보리 거래가격은 자연 상승하여 `12년 42,000원, `13년 50,000원까지 급등, 당초 11년 수매가격 대비 83%정도 높은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보릿고개’라고 하여 곤궁한 살림의 대명사였던 보리가 생산감소로 귀하게 되니 자연 가격이 상승되는 귀한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보리는 쌀, 밀, 콩, 옥수수와 더불어 5대 곡류 중 하나로, 벼나 밀에 비해 1,000년이상 빠른 기원전 17,000~18,000년경부터 인류의 주요 식량작물이었다. 현재에도 세계 곡류중 네 번째로 많이 생산되는 작물로, 식용과 맥주용, 사료용 등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모로코와 몰도바, 라트비아에서는 여전히 보리를 주곡(主穀)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처럼 인류의 주식으로 이용되던 보리가, 20세기 이후 생산량이 증가한 쌀과 밀에게 그 위치를 내어주며 잡곡의 하나로 전락하게 된다. 우리나라 역시 20세기 농업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쌀 생산량이 급증하고 보리 생산량과 소비량은 급격히 하락하면서 웰빙식품으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원전 5세기경 한반도에 전해진 보리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우리 민족의 중요한 식량작물로서 재배되기 시작하였으며 늦가을에 파종하여 봄에 수확하는 보리는, 춘궁기 서민의 굶주림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곡식이었다. 최근에는 세계인의 식단에서 흰 곡물은 성인병의 주원인으로 지목되어, 보리의 영양학적 가치가 과학적으로 검증되어 성인병 및 암 예방에 좋은 베타글루칸, 식이섬유, 비타민 B, 기능성 아미노산 GABA 등이 다량 함유된 식품으로 현대인의 질병치유에 효과가 높은 것으로 밝혀져 건강식품으로 그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서민들의 굶주림을 덜어주던 보리가 공급과잉과 재고문제로 `12년 수매제 폐지이후 생산량이 급감하고 품귀현상이 나타나니 자연 보리가격은 상승하고 다시 식용보리 재배를 희망하는 농가가 늘어나 보리종자를 구할 수 없다는 농민들의 아우성이 높아지고 있다. 보리 수매제 폐지이후 식용보리의 보급종 공급을 대폭 줄이고 청보리, 밀 종자를 늘려 공급하였으니 부족할 것은 사실이다.

당장 식용보리 보급종자의 생산확대가 시급했다. 우선 급한대로 확보된 원종종자중 식용보리 최대생산 가능량을 점검하고 지역종자생산협의회를 소집했다(13.9.4일). 국립종자원 전남지원에서는 광주․전남지역 종자 생산․공급을 위한 식용보리를 (`13) 88톤 → (`14) 230톤으로 확대할 것과 새쌀보리(메보리) 품종을 원원종 생산계획에 반영하여 연차적으로 확대․생산키로 협의를 마쳤다.

이젠 보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식량위기에 대응하는 보리의 역할을 재인식하고 이를 뒷받침 하기위한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한 시기이다. 제2의 주곡으로서 쌀 생산이 어려운 경우 등 다양한 식량안보 위협상황과 성인병 등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고려한 최소한의 보리 식량자급률 목표설정도 요구되고 있다.

아울러 수매중단과 FTA에 대응할 수 있는 지자체와 농협이 연계하여 수익모델을 구상하고 계속적인 우량종자의 확보 보급과 계약재배, 용도별 맞춤형 유통체계의 구축 등 생산기반을 안정화 시켜야 한다.

왜냐하면 생산기반이 붕괴되면 가격상승과 물가안정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