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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사 가는 길 / 오양심
2012-09-04 오전 8:21:45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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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으로 태어나

    동무라고 만난 것이 하필이면 길이다

    그는 늘 구부러져 있다

    생사고락을 함께 하다 보니

    삶이 팍팍하고 세간(世間)조차 막막해서

    바랑 하나 걸머지고

    명산고찰 고승을 찾아 나선다

    한 고개 넘어가다 무거운 것 버리고

    또 한 고개 넘어가다가 버거운 것 버리고

    편애편증을 버리고 땅의 것들 모두 버리고

    죽음의 길을 지나 하늘 길로 들어서다가

    인기척이 없어 문득 뒤를 돌아본다

    반평생이나 동거 동락한 길동무

    등짝을 구부리고 소매 자락을 펄럭이며

    생의 한가운데를 휘적휘적 걸어오고 있다

     

    살아있는 것들을 흔들기 위해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2-09-04 08:2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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