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수 편집국장
낙안들 향기가 물씬 풍긴다. 들국화꽃망울이 고개를 내밀고 코스모스가 활짝 웃는 고동산자락에는 희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제33회 일가상을 수상한 순천사람! 황금영 회장의 축하메시지가 곳곳에서 날아들고 있는 것이다.
남들이 알게 모르게 펼쳐왔었던 봉사활동의 결실보다도 그의 삶의 철학이 실현됐지 않았는가 싶다. 평소 그는 덕을 중요시 했다. 덕을 쌓는 일이라면 이유 불문하고 앞장서 왔다. 특히 가정과 일가에서부터 사회에 이르기까지 덕을 베푸는 일에는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다. 공덕은 수시로 밝혀졌지만 밝혀지지 않는 사덕은 부지기다.
그의 삶은 오로지 축산과 임업 등 농업인으로써 일평생을 살아왔다 해도 과언을 아닐 것이다. 순천고등학교와 건국대학교 축산학과를 졸업하고 해병대 장교로 전역한 후, 6마리의 돼지로 양돈업을 시작해, 50년간 양돈장을 운영했었다. 현재는 1만3000마리의 대규모의 순천 종돈장을 만들었다.
특히 그는 1990년부터 18년간 순천광양축협조합장으로 지휘봉을 잡은 경영혁신의 주인공이다. 강력한 경영혁신을 통해 순천광양축협을 크게 성장시켰으며 거듭 전국우량조합으로 우뚝 세워놓았었다.또 재임당시 순천축협과 광양축협을 통합해 합병농협의 시너지효과 극대화로 각종 사업을 왕성하게 추진한 성과도 있다. 조합발전은 물론 축산인 조합원들의 소득증대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그는 조합장시절 자신의 판공비를 단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고 자비를 사용한 청렴조합장으로써 조합원들의 신임이 컸었다.이뿐 아니다. 축산업에 임업을 유기적으로 연계한 복합경영 모델을 실현하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산림자원 육성을 2008년부터 시작해 14년간 자력으로 112㏊의 산림에 임도 3㎞를 개설했다. 조림사업 89.3㏊, 숲 가꾸기 사업 367㏊ 등 산림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이런 노력의 결과였는지, 지난 2011년 우수독림가로 선정됐으며, 2022년 동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어쩌면 그의 업적은 농업발전과 함께 지역사회 기여도에도 큰 영향을 주었지 않았는가 싶다. 왜냐하면 숲 문화 활동단체를 헌신적으로 운영하면서‘숲속의 전남 만들기’운동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데 공헌도가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산림 경영인들과 공감소통하며 산림경영 현장의 애로사항 해결에 남다른 노력을 해왔다. 지역사회 지도자로써도 맡은바 소임을 명확하게 했다. 특히 임업과 축산분야에서 지역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했었다.그의 젊은 시절 일화를 들춰볼까 한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어느 겨울날이었다. 그는 퇴근길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아내모습을 떠올렸다. 돼지엄마를 자칭한 아내가 돼지 밥을 주고 남편을 기다리는 상상력이었다. 당시 그의 아내는“돼지엄마”라는 수필집을 펴내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김수자 수필가였다.
순간, 아내가 좋아한 붕어빵이 생각났다. 붕어빵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서민들의 삶도 동시에 떠올렸다. 퇴근길인 도심을 배회하면서 붕어빵 굽는 장소를 찾는데도 한참을 헤맸다. 손등을 호호 불어가면서 붕어빵을 굽는 서민의 모습은 또 다른 생각을 갖게 했다. 늘 갖는 느낌이지만 나눔과 배려라는 철학적인 단어였다.
붕어빵을 사든 그는 붕어빵이 식기 전에 아내 곁으로 갔다. “자! 당신이 좋아하는 붕어빵을 사왔으니 식기 전에 하나 들어보소.” “오 머! 내가 좋아하는 붕어빵을 사 왔어요. 당신의 사랑으로 잘 먹겠습니다.” 부부의 온화한 사랑이 묻어나오는 일화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 하찮은 이야기 거리가 아니다. 소소한 이야기 속에서 이웃사랑의 나눔과 배려가 담겨있고 부부의 따스한 애정이 서려있다.
아무튼 순천시민들은 일가상을 수상한 황금영 화장을 축하하고 있다. 순천시민들의 환영의 메시지가 시상식자리까지 울려 퍼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수상식에 참여하지 못한 죽호, 멍석, 정연, 거화는 순천에서의 회포를 기약해 본다.
산골 소년 소녀는
정성껏 접어 만든
하얀 종이배를 실개천에 띄워두고
흐르는 물길 따라
흐르는 시간 따라
동심을 실어 나르고 있다
낮 동네
햇둥이를 그리워하는지
밤 동네
달둥이를 그리워하는지
사공 없는 하얀 종이배
흘러 흘러만 간다
목적지도 없고
갈 곳도 모르는
하얀 종이배 행선지
아는 이 있을까
묻는 이 있을까
(필자의‘하얀 종이배’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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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2 10:48 송고
2023-09-03 12:17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