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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아이거울에 비치는 형상/ 김용수
2019-12-29 오전 10:57:34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술 취한 어른들의 걸음걸이는
    갈지자다
    춤바람 난 어른들의 뒷모습은
    주홍글씨다
    놀음판의 어른들의 양심은
    진흙탕이다
     
    하! 수상한 시간더미 속
    아이거울에 비치는 형상
    별을 닦는 어머니상만이
    별을 따는 아버지상만이
    미리네 강을 건너고 있다
     
    옛 속담이 아물 거린다
    “찬물도 위아래가 있다”
    “반찬은 골고루 먹어라”
    “밥상위에서 말을 하지마라”
    어른들의 밥상머리잔소리가
    아이거울에 비치고 있다
     
    게의 옆걸음질일까
    개의 화냥질일까
    돈의 노략질일까
    지워지지 않고 지울 수 없는
    투명한 아이거울
    까만 눈동자를

    차라리 먹 거울이었음 좋겠다
    (필자의 “까만 눈동자”의 전문)

    2020의 해, 경자년이다. 희망과 번영 그리고 다산과 지혜를 뜻한다는 하얀 쥐의 해다. 밤에 태어난 쥐띠 생들은 부자로 잘산다는 운세를 말하지 않더라도 경자년은 풍요로울 것이다. 지혜와 근면으로 다져진 사람들은 쥐띠의 다복과 다산 등 풍요와 함께 희망의 한해가 되리라 생각되어진다. 반면 갈지자의 길과 옆길을 걷는 사람들에게는 방탕의 길인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
      
    군말이 필요 없다. 투명한 아이의 거울에 비치는 어른들의 모습은 영원하다. 지워지지 않고 지울 수도 없다. 특히 우리의 정치판의 뒷모습은 아이들에게 보여주지 않아야 할 언행들이 천태만상으로 비쳐지고 있다. 비양심적이고 양에 탈을 쓴 위정자들에게서 배울 것은 하나도 없다. 그저 갈등과 모략중상 등 권모술수만이 판을 친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는 부모형제와  친구는 물론 이웃사촌까지도 배신하는 아주 추한모습만이 비칠 뿐이다.

    전국 대학 교수들이 2019년 올 한 해 사회를 관통하는 사자성어는 '공명지조'(共命之鳥)다. 몸은 하나, 머리가 두 개인 새를 가리키는 것이다. 어느 한 쪽이 없어지면 자기 혼자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목숨을 함께 나누는 '운명공동체'라는 뜻으로 양극 대립이 극심한 사회상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명지조'는 '불본행집경'과 '잡보잡경' 등 불교경전에 등장하는 사자성어다. 머리는 낮에 일어나고 다른 머리는 밤에 일어나는 새가 있는데, 한 머리가 몸을 위해 항상 좋은 열매를 챙겨 먹자 다른 머리가 질투심에 독이 든 열매를 몰래 먹은 탓에 결국 두 머리 모두 죽었다는 이야기가 얽혀있다.

    그렇다. 우리의 정치판이 ‘공명지조’의 길을 걸으면서 우리사회도 보수논리와 진보논리로 나뉘었다. 옳고 그름을 떠나 편을 나눠서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헐뜯으면서 보수진영이 어떻고, 진보진영이 어떻다는 가짜뉴스들만이 판을 치는 사회다. 심상치 않는 사회흐름 속에서도 아이들의 까만 눈동자는 살아있다. 

    무엇보다도 2020년 4월에는 총선이 있는 달이다. 위정자들의 행보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갈등과 번민이 우리사회를 뒤 흔들 것으로 보인다. 당리당략이 판을 치고 네거티브 선거 전략이 범람할 것이다. 당선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상대후보를 폄훼하는 작업들이 난무할 것이다. 총선을 겨냥한 후보들의 움직임이 지금부터서 포착되고 있다.

    이제는 아이거울에 비치고 있는 위정자들의 모습을 바꿔볼 시기다. 정작 아이들에게 보여줄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발랄하고 건전한 선거풍토를 조성하면서 양심이 살아있는 정치인이 배출돼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아이거울에 비추었던 지난날의 형상들은 조금씩 지워지지 않을까 싶다.      

    2020년 하얀 쥐띠 해를 맞이하면서 아이들의 “까만 눈동자”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들의 거울에 비치는 그 형상들은 지울 수도 없고 지워지지도 않는다. 천태만상인 어른들의  모습을 아름답게 비추는 아이의거울이 되게끔 부단한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어둠 속에서 만물의 씨앗을 잉태함을 상징한다는 쥐띠 해에서 어제의 과오를 잊자. 새로운 기운을 받아 오늘과 내일을 살찌우는 경자년 한해가 되길 바라는 바다. 특히 2020년은 앞 두 바퀴와 뒷 두 바퀴의 평상심이 작용하리라 믿는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9-12-29 10:57 송고
    투명한 아이거울에 비치는 형상/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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