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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꽃, 산다화이야기/ 김용수

2020-02-18 오전 11:30:36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김용수  편집국장


     

    눈발이 휘날리는 날이다. 아침부터 산다화가지를 다듬어서 꺾꽂이를 한다. 단 한 번도 겨울삽목을 하지 않았던 필자에게는 연구대상이다. 임학을 전공했다는 지인의 권유로 산다화겨울삽목을 시도해 본다. 하지만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고 의구심만이 앞선다.

     

    학창시절에 배웠던 봄 삽목과 여름삽목, 가을삽목은 대충 알겠지만 겨울삽목은 금시초문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한 삽목작업이 아직도 끝이 나지 않고 비어있는 삽상이 있다. 50평 규모의 2동 삽상, 너무도 크게 느껴진다. 조경수종 줄기를 잘라서 그 줄기를 조제한 후, 삽수 하나하나를 삽상에 꽂고 뿌리를 내리는 작업이야말로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산다화겨울삽목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어쩌랴! “안되면 되게 하라는 구호처럼 한 번 시도해 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산다화겨울삽목을 시작했다. 동장군이 물러섰다고 해도 꽃샘추위는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삽수가 마르지 않도록 물을 뿌려주고 보온덮개를 덮어준다. 하지만 산다화줄기가 추위에 얼어붙을 것만 같다. 영하의 온도에 동사할 것만 같다. 그래도 중지할 수는 없다. 지인이 가르쳐 준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해 본다.

     

    주위사람들은 말한다. “엄동설한에 삽목을 하라는 지인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딘가 이상한 사람 아닐까요?”라고 말이다. 반면 아내는 당신의 지인들은 솜털처럼 포근하고 따뜻한 마음씨를 지녔나 봐요. 한 겨울에도 산다화삽목을 권장하고 있으니까요. 그 지인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차원에서라도 산다화 겨울삽목을 성공시켜야 합니다.”라고 관심을 표했다.

     

    산다화겨울삽목의 동기는 성목을 이식하가 위해 전지작업으로 인해 발생된 일이다. 잘려나간 줄기를 가져다가 조제하여 그 삽수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왜냐하면 늦가을부터 이른 봄까지는 나무의 활동기가 중지된다. 그런 연유에서 나무를 옮기는 작업은 이 시기에 해야만 한다. 이번 산다화겨울삽목도 이에 따른 것이다.

     

    그렇다. “불가능이란 없다를 되새기면서 산다화삽수 하나하나를 정성껏 꽂고 꽂았다. 산다화의 붉은 꽃망울마냥 환하게 웃으면서 겨울추위를 즐기는 작업이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아내가 삽목하우스를 떠나지 않는다. 아내는 꽃나무를 사랑한다. 그래서인지 꽃나무와 대화를 나누고 꽃나무와 관련된 잡다한 작업은 곧 잘하는 편이다.

     

    무엇보다도 산다화(애기동백)의 윤기 있는 잎과 붉은 꽃을 좋아한다. 사시사철 푸른 잎은 싱싱한 소녀의 얼굴처럼 상냥스럽고 예쁘다고 했다. 또 붉게 머금은 꽃망울은 발랄한 소녀의 입술마냥 깨물고 싶도록 사랑스럽다고 했다.

     

    어쩌면 강추위와 맞서면서도 붉은 꽃망울을 터뜨리는 꽃나무는 산다화(애기동백)가 아닐까 싶다. 남쪽지방에서는 익히 겨울꽃나무로 유명세를 띠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도시미관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가정정원을 비롯해 도시공원곳곳에서부터 도로화단 등 산다화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특히 삭막한 도시정서를 변화시키는 데는 산다화처럼 좋은 꽃나무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산다화는 겨울 꽃으로 11월부터 후년 4월까지 꽃을 피우는 상록관상수다. 해풍과 강추위에 강하며 차와 약용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잠시, 산다화(애기동백꽃)차의 10가지 효능을 살펴볼까 한다. 첫째, 피를 맑게 해준다. 둘째, 토혈, 코피, 자궁출혈 등에 도움을 준다. 셋째, 멍든 곳을 풀어 준다. 넷째, 위나 식도에 도움을 준다. 다섯째, 목이 아플 때도 효과가 있다. 여섯째, 몸속 노폐물을 배출시켜 준다. 일곱째, 감기예방에 효과가 있다. 여덟째, 다이어트에 좋다. 아홉째, 이뇨작용이 있다. 열 번째, 항암 효과가 있다.

     

    이처럼 산다화는 겨울을 상징하는 꽃으로 관상수를 떠나 인체에 이로운 효능을 지니고 있다. 꽃을 이용한 꽃차는 물론 열매와 줄기 등이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더욱이 정서적이나 문화적인 측면에서 볼 때 없어서는 안 될 관상수다. 산다화겨울삽목이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는

    애기동백이다

    산다화 웃음이다

     

    그는

    처연한 웃음

    허허로이 웃어대며

    눈보라에 맞서고 있다

     

    그는

    차가운 거리

    쓴웃음 터뜨리며

    얼음소식 망가뜨리는

    흔하디흔한 이야기꽃이다

     

    그는

    허탈 꽃 피어나는

    겨울이야기 뒤엎고

    싱싱 꽃 피어나는

    겨울이야기 밭이다

     

    그는

    믿음 꽃 맺고

    신뢰 꽃 피어

    그리움을 담는

    붉게 물든 정겨운 꽃

    애기동백이다

    산다화 웃음이다 (필자의 산다화 웃음전문)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20-02-18 11:30 송고 2020-02-18 11:30 편집
    겨울꽃, 산다화이야기/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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