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변환_유상철%20교수

어느날 우리의 마음 속에 자랑거리가 태어나 꿈틀거리기 시작하면 그 순간 우리는 살맛을 느낀다. 자랑에는 힘이 있다.

자랑을 하면 가슴이 부풀어오른다. 그리고 그 자랑을 확실하게 만들기 위한 의욕이 생긴다. 내가 자랑했던 그것에 대해 관심과 사랑을 쏟게 된다. 결과적으로 자랑은 우리를 활기차게 하고 풍요롭게 하고 행복하게 한다.

반대로 어느날 문득 내가 가진 모든 것이 부끄럽게 여겨지고 내가 한없이 초라하게 여겨진다면 이야말로 자신을 좀먹는 무서운 바이러스가 쳐들어왔다고 보고 자기방어에 나서야 할 것이다.

사람들은 의외에도 자랑의 가치를 소홀히 하는 것 같다. 자랑하기를 겁내고, 칭찬을 두려워하고, 자신이 내세워야할 자랑거리를 무의식중에 덮어두려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지금 400여만명의 방문객을 염두에 두고 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그것이다. 막대한 세금을 들여 벌이는이 행사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무엇이 자랑할만한 것인지 알아보고 그것을 주위에 자랑하는 것이 주인이라면 마땅히 할 일이다.

가장 강력한 홍보수단이 구전이다. 만일 주인인 우리 시민이 이 정원박람회를 자랑스럽게 여기지 못하고 그 가치를 당당하게 자랑하지 못한다면 결과가 어떻게 되겠는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태도가 현장의 가치를 입증한다. 우리가 우리의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지 못한다면 당연히 그들도 반응이 시원찮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 순천시민은 정원박람회의 자랑거리가 무엇인가를 찾아내야 하고 그것을 밖에 자랑해야 하고 그 자랑거리를 충실하게 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본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무엇이 자랑거리일까? 아직도 궁금하게 여길 시민들이 많을 것이다. 정원박람회추진위원회 사무국에서는 예쁜 정원의 윤곽이 드러나는 금년 10월부터 현장 방문을 허락할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 온 시민들이 현장을 찾아가 둘러보고 설명을 들어서 박람회의 가치와 정원의 자랑거리를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하늘의 뜻에 순종하는 아름다운 사람, 순천사람들이 세계 5대 연안습지 순천만과 연결된 1급수 동천변에 45만평 국내 최대 정원을 예쁘게 만들어놓고 이 시대 사람들을 향해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가?

"개발과 경쟁과 쟁취에 내몰려 시달린 당신의 삶을 이 자연 속에 내려놓고 느림, 나눔, 누림의 참 가치를 배워가세요."

이 정원박람회의 기본 개념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있다. 이 귀한 정원박람회를 성공시키는 힘은 바로 시민의 자랑에서 출발함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