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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낙안 납월홍매화 아래서 김용수
2024-02-26 오전 8:13:30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김용수  편집국장



    붉디붉은 선홍의 빛을
    당차게도 뿌려대는 꽃
    순천낙안 납월홍매 꽃

    신선이 주었을까
    하늘이 주었을까

    감 달큼한 냄새의 향을
    은은하게 피워대는 꽃
    순천낙안 납월홍매 꽃

    바람이 주었을까
    구름이 주었을까

    칼바람 속에서도
    침묵을 깨지 않고
    눈보라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맑은 기품 숨기며
    유아독존 버팀목으로

    오로지오로지
    붉은 꽃망울을
    키워내는 모성애

    금전산을 닮았을까
    백이산을 닮았을까
    고동산을 닮았을까
    제석산을 닮았을까
    오봉산을 닮았을까
    존재산을 닮았을까

    낙안 납월홍매나무 아래서
    사랑을 언약하는 남녀

    헤어짐이 없고
    낙안 납월홍매나무 아래서
    소원을 비는 사람들
    무지개 가마를 타고

    이야기꽃으로

    신선 꽃으로

    선비 꽃으로
    피고 또 피고 있다는 것을 (필자의낙안 납월홍매화 아래서전문)

     

    홍매화가 피고 있다. 금전산줄기에 자리한 금둔 사찰을 깃 점으로 낙안읍성과 낙안고을 곳곳에 납월홍매화물결이다. 붉디붉은 꽃빛으로 관광객과 탐방객의 시선을 끄는 봄의 전령사인지도 모른다. 아니다. 굳은 절개와 유아독존의 맑은 기품을 지닌 선비의 꽃일 것이다.

     

    예부터 전해지는 낙안의 납월홍매화는 일 년 중 마지막달인 섣달에 피는 홍매 꽃을 의미한다. 칼바람 불어대고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섣달에 고고하게 피어나는 납월홍매화는 봄의 전령을 떠나 선비정신의 혼을 담은 꽃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사랑과 함께 고결하고도 순백한 정신을 심어준다.

     

    매화는 어느 세파에도 흔들림이 없다. 특히 매서운 동장군을 이겨내면서 붉디붉은 꽃망울을 터뜨린 홍매화는 조선의 선비 꽃이다. 난세를 탓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고 서서 굴하지 않는 당당한 모습, 그 모습은 선비를 닮았다.

     

    그런 까닭일까? 홍매화는 선비들이 즐겨 찾는 꽃으로 궁궐 뜨락이나 공공기관과 사찰내의 정원수로 심어졌다고 한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창덕궁과 창경궁, 동궐내의 홍매화는 물론 순천 선암사와 금둔사 그리고 화엄사와 통도사 등에 심어진 홍매화나무는 이를 방증하고 있다.

     

    해마다 정월대보름잔치가 낙안읍성에서 열린다. 홍매화 향기가 은은하게 퍼지는 낙안뜨락에서 치러진 정월대보름잔치는 관광객들에게 좋은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오복의 소망과 사랑의 언약을 기원하는 장소로도 안성맞춤이다.

     

    무엇보다도 낙민루 앞에 자리한 납월홍매화를 바라보면서 사랑을 언약하고 소망을 기원하면, 그 소망과 사랑은 꼭 이뤄진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다수의 탐방객들은밑져봐야 본전이다는 생각으로 납월홍매화 앞에서 사진촬영을 하면서 기원하기도 한다.

     

    일례를 들어볼까 한다. 관광차 낙안읍성을 탐방했었던 회사원의 이야기다. 그는 회사 내의 한 여직원을 사모했었다. 그러나 그는 내성적인 성격으로 말 한마디 붙이지 못하고 속으로만 좋아하고 있었다. 아마도 짝사랑을 했는가 싶다.

    그러던 어느 섣달 마지막 날이었다. 회사원들의 나들이로 낙안읍성을 찾게 됐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손목을 잡고 낙민루 앞 납월홍매화를 찾았다. 그리고서 다짜고짜로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했고 굳은 언약까지 했었다.

     

    그날 이후, 그들은 결혼을 했었고 지금은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아 백년회로의 인생길을 걷고 있다. 게다가 그들은 하는 일마다 잘되고 승진도 해서 해마다 낙안읍성 납월홍매화를 찾아 자신들의 소원을 빌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낙안의 납월홍매화는 고결하면서도 신비스러운 꽃이다. 더욱이 금전산 중턱에 자리한 납월홍매화와 낙안읍성주변을 비롯해 낙안 대처에 심어진 홍매화는 눈 속에서 피어나는 설중매라고도 한다.

     

    이번에도 낙안읍성 정월대보름잔치행사에서 납월홍매화는 인기 만점이었다. 수많은 관광객들의 시선을 빼앗았다. 그들은 민속놀이를 즐기면서 납월홍매화를 감상했었다. 불그스레한 꽃잎을 바라보고 그윽한 꽃향기를 맡는 탐방객들의 탄성이 절로 터졌다. 저마다의 감탄사가 스스럼이 울려 퍼졌던 것이다.

     

    아무튼 순천낙안은 납월홍매화의 고향이다. 낙안읍성과 상송마을에서 자생한 성목의 열매를 따다가 파종한 묘목들이 전국 곳곳에 심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래서일까? 낙안읍성 동문주변과 뿌리 깊은 박물관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홍매화가 한창이다. 잘 가꾸어서 홍매화 길을 조성했으면 좋겠다. 낙안 뜰이 붉디붉게 물들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24-02-26 08:12 송고 2024-02-26 08:13 편집
    순천낙안 납월홍매화 아래서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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