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양심 시인
‘해는 천길 벼랑 끝에서 지고/ 만길 무저갱 속에서 떠오른다/ 그 끝은 무덤이고 둥지이다/ 몸서리치게 아스라한 그 발밑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길의 종점이다//이 시(詩)는 ‘새해 일출을 보며’ 라는 필자가 쓴 시(詩)의 일부이다.
해는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는 것은 눈에 보이는 현상이다. 하지만 그 현상너머에는 본질이라는 사유세계가 펼쳐져 있다. 올해 대한민국의 화두는 대선주자 검증이다.
검증이란 국가의 주권을 가진 국민이, 자신의 감각에 의하여 민주공화국의 최고 수장인 대통령을 선출하는 일이다. 검증 대상물은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의 오관(五官)에 의하여 판단해야 하는 검증 목적물이다. 미국의 에이브러햄 링컨(제16대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을 상기하면서, 대통령은 오직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치를 해야 한다. 하지만 국가 수장들이 암초에 부딪혀 국가를 곤경에 빠뜨리는 오류를 범한 사례가 있어서 쐐기를 박는다.
①제1공화국의 1대 대통령인 이승만 대통령은, 2차례의 헌법 개정으로 장기집권을 꾀했고, 1960년 3·15부정 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가 4·19혁명으로 당선이 무효 처리되어 하야했다. ②제3·4공화국의 박정희 대통령은 3차례의 헌법 개정과 독재정치로 장기집권을 꾀했고, 10·26사태로 총살당했다. ③제5공화국의 신군부 출신 전두환 대통령은 7년 단임제로 장기집권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사서, 군부독재라는 비판을 받았고, 백담사에서 은둔생활 등을 했다.
정유년 벽두부터 제6공화국에서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암초에 부딪쳐 있다. 온 나라가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려 불안에 떨고 있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 후보에 대한 본질을 애당초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버지 박정희와 어머니 육영수가 모두 총살당한 불우한 독신녀, 동생(박근령, 박지만)들과 사이가 좋지 않아 청와대 근처에는 얼씬도 못하게 할 사람, 야당을 구해낸 정치인이라는 것만 생각 했을 뿐, 본질을 깨우치지 못한 국민의 탓이 크다.
우리나라는 지금 수렁에 빠져있다. 대통령이 탄핵되든 기각되든 금년에 새 대통령과 새 정부를 청와대로 들여앉혀야 한다. 대선주자들의 아귀다툼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제 우리는 각 대선주자의 정치 성향과 노선, 발언, 정책 방향, 지지세력, 사적 공간까지 철저히 들여다봐야 한다. 역대 대통령들, 지금 이 순간까지 국가를 위기의 소용돌이 속에 몰아넣은 대통령들과는 전혀 딴판으로, 사소한 돌멩이 한 개라도 반드시 뒤집어 보고, 돌다리도 두드려 가며 건너야 한다.
국가는 지금 총체적 난국을 맞고 있다. 붕괴직전의 가정경제, 청년 일자리, 고령화, 출산 절벽 등으로 의지할 곳이라고는 한 군데도 없이 갈 길이 팍팍하다. 4가지 색깔로 분열된 국회에서는 위정자들까지 옥신각신하고 있다. 현상은 눈에 보이는 것이고, 본질은 눈에 보이지 않는 두루 생각하는 일이다. 우리 국민은 대통령을 뽑는 과정에서 또 다시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히지 말고, 2017년 대한민국의 화두를 대선주자 검증의 해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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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4 10:3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