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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찌든 일상을 벗어나 순천만을 거닌다.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가 맞닿고 갯내음 코끝을 파고드는 순천만은 삶에 지친 현대인이 쉬어 갈 수 있는 쉼터가 되고 있다. 대자연의 품속에서 야윈 육신과 허기진 정신을 달래기에 부족함이 없을 뿐더러 내일의 삶을 잉태하는 어머니의 따뜻한 품과 같다.
무엇보다도 갈대숲이 우거진 순천만의 해변 길은 사색의 길로, 인간의 고뇌와 욕심 따위를 잊게 하는 산책로인지도 모른다.
몇년 전 이었다. 정치권의 시끌벅적한 소음을 피하고 잠시의 휴식을 취하기 위해 순천만 해변 길을 거닐고 있다는 한 시민의 푸념이 떠오른다.
“국민의 건강과 경제에 직간접적으로 악 영향을 미치고 해를 끼치는 중국산 농수산물과 식품이 마구잡이로 들어와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는데도 정치권은 당쟁만 하고 있다”며 한심하기 짝이 없는 정치권의 작태를 비아냥거렸다.
또 그는 이번에 수입된 중국산 식품에서 발암의심 물질인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돼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하는 등 ‘사후 약 방문’ 식의 식품검역체계의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식약청의 위해식품 정보수집 중국파견원은 고작 1명으로, 오늘에 식약청 정책이 부실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했다. 달리 말하자면 중국산 농산물 수입에 관해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경제를 깊이 있게 다루지 않고 허술한 정책으로 일관했기에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식약청의 안전체계는 한마디로 말해 허술하다는 지적을 아니 할 수 없다. 광주 전남지역의 경우 원산지 표시 단속권한을 갖고 있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광주지원과 광주세관, 식약청 등이 정보공유와 단속체계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식품안전성 확보를 위한 모니터링을 구축하지 못했다.
게다가 부처간 식품의 위해성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기 위한 전산 시스템이나 전 부처를 아우르며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지휘체계도 구축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할 수밖에 없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는 수입 물량의 10% 가량을 대상으로 정해 표본검사를 실시하는 세심함을 보인 것과 비교 한다면 우리의 현실과는 너무나 대조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어쨌든 수입식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효율적인 시스템과 충분한 인력이 필요하고 수입하려는 국내 수입업자들의 의식전환 등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뿐 아니다. 우리나라의 김치문화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먹 거리인 배추김치가 7월말까지 7천268만 톤이 수입돼 가공식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광주. 전남지역의 자랑인 배추김치의 수입량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로 지역민의 식탁까지 점령당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처럼 우리의 건강과 직결되는 중국산 식품수입의 시끄러운 흐름 속에서도 순천만의 먹 거리는 변함이 없다. 묵은 배추. 무김치를 비롯해, 순천 만에서 생산되는 각종 어패류로 담은 젓갈 등은 입에 쩍쩍 달라붙는가하면 식탁의 일미라고 할 수 있다. 또 단백한 맛과 구수한 향으로 군침을 삼키게 하는 순천만 짱둥이 전골과 탕은 순천만의 먹 거리로 손꼽히고 있다.
아무튼 일상에 찌들어 짜증나는 현대인들은 순천만으로 달려가라! 아마도 그곳에는 먹고. 보고. 쉬면서 삶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인정이 꿈틀거리고 있을 것이다.
순천만! / 그곳에는 / 정이 담긴 먹거리가 / 갯벌 따라 질펀하게 널려있고 / 눈에 담긴 볼거리가 / 해변 따라 올망졸망 그려지며 / 삶이 쉬는 잠자리가 / 수평선으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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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28 13:5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