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수 편집국장
시월이다. 깊어가는 가을하늘아래 가슴시린 여수순천의 슬픈 역사가 있다. 오는 19일이다. 그날은 잊을 수도 잊어서도 안 될 지역민들의 애환의 날이다. 아니다. 역사를 왜곡한 민족의 비극일 것이다. 더욱이 뼈저린 아픔과 이유 없이 죽어가야 했던 민초와 영령들을 달래야 하는 날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73년 동안 묻혀있던 숨은 역사를 밝혀야 할 시기가 아닐까 싶다.
영문도 모르고 죽어야만 했던 제주, 여수, 순천의 지역민들을 위해서라도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 특히 왜곡된 역사로 점철된 그날의 이야기를 바로잡아야지만 오늘의 역사가 바로 설 것이며 내일의 역사가 진실로 기록될 것이다.
2021년 6월 29일, 여순사건특별법이 제정되었다. 여수순천의 10,19사건 진상규명과 희생자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은 "여수순천 10,19사건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이 사건과 관련된 희생자와 그 유족의 명예를 회복시켜줌으로써 민주주의 발전 및 국민화합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했다.
그렇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진상규명은 물론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회복을 빠르게 진행함으로써 국민화합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다. 현재까지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여순사건 특별법’을 자세하게 알고 있는 국민들은 별반 없으리라 믿는다. 왜냐하면 여수순천지역에 살고 있는 지역민들도‘여순사건 특별법’의 목적과 의미를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잠시,“여순반란사건”으로 불렀었던 지난날을 상기해 보자. 70년이 넘도록 여수와 순천사람들이 반란을 일으켰던 사건으로 오명 됐었다. 얼마나 왜곡된 역사였단 말인가?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고 살아온 지역민들의 숙원이 이제야 풀렸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다시 말해 타 지역 사람들이 여수, 순천사람들을 대할 때, 곱지 않는 시선으로 보아왔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이와 관련해서 어느 한 사람도 입을 열지 않았었다. 오로지 지역민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이뤄진 오늘날의 결과였다.
여순사건 특별법이 제정되고서야 여수순천 10,19사건으로 불러졌다. 따라서 현 정부는 정부수립의 초기단계에 여수에 주둔하고 있던 국군 제14연대 일부 군인들이 국가의‘제주4·3사건’진압 명령을 거부하고 일으킨 사건으로 규정했다. 또 이로 인해, 1948년 10월 19일부터 지리산 입산 금지가 해제된 1955년 4월 1일까지 여수순천지역을 비롯해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남도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혼란과 무력충돌 및 이의 진압과정에서 다수의 민간인이 희생당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무엇보다도 여순사건의 핵심은 공산주의자들의 책동과 음모에 의한 반란이 아니다. 그들은 제주 4,3사건을 진압하라는 명령을 거부하며, 동족상잔결사반대, 미국즉시철퇴를 요구하며 봉기를 했었다.
진압군은 김백일, 백선엽 등 만주군 출신 장교들이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민간인들이 잔혹하게 희생됐음을 밝혔다.
여수시는 지난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지역의 아픈 역사인‘여순사건’을 책과 그림으로 만날 수 있는‘여수, 순천 10·19사건 자료 전시 전’을 열었었다. 73년 만에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이 국회를 통과한 것을 기념하는 행사였다. 이순신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우리지역민의 뼈아픈 역사를 바로 알리고 여순사건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자료 전시전이었다.
여순사건 관련 소장도서는 1948, 칼 마이던스가 본 여순사건 및 논문집 등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저서가 많고, 그림 전시는 지역의 초, 중, 고등학생들로 구성된 몽이네 예나눔 회원들의 재능기부로 마련됐었다.
지난해 7월 28일 152명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발의해 행정안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제정된“여순사건특별법”은 올 6월 29일 국회본회의를 통과했었다.
그래서일까? 4일 순천 문화예술회관에서는 제주 4,3평화인권마당극제가 열린다. 순천시의 초청공연으로 1948년 발생한 한국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을 극대화 시켰다고 한다.
아무튼 “여순사건특별법”과 제주4,3으로 연결된 비극적인 역사는 두 번 다시 발생돼선 안 될 것이다. 왜곡된 지난역사를 바로잡아 오늘의 진실역사를 후세에 남겨야 한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아래 희생자와 그 유족들의 명예회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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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4 06:20 송고
2021-10-04 06:21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