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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꽃이 피는 움막에서 / 김용수
2022-05-09 오전 6:29:00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김용수 편집국장



    오월의 하늘은 푸르고 오월의 대지는 붉다. 푸르고 푸른 하늘을 마음껏 날아오르는 동심에서 붉디붉은 어버이사랑을 간직한 “계절의 여왕”이 피어나고 있다. 특히 순천 낙안 평사움막에서 피는 엄마 꽃은 검붉다. 


    오월을 계절의 여왕으로 부르는 까닭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오월은 별의별 꽃들의 잔치가 펼쳐진다. 푸르게 물들이는 대지의 신비함 속에서 사랑노래를 부르기 위해서인지, 꽃들의 향연은 극치다.


    풀잎사랑에서부터 어버이사랑까지 수많은 사랑이 떠날 수 없는 오월, 그 오월의 하늘아래 움막사랑을 펼쳐볼까 싶다.


    흔히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부터 어른이라는 칭호를 부여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어른의 기준은 몹시 까다롭다. 성인은 주민등록상으로 나이가 들면 성인이 될 수 있으나 어른은 자신의 언행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모든 일의 근원을 알면서 자신의 언행에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아이를 낳고서 그 아이를 키우는 책임과 가족의 가장의 책임이다. 또, 청소와 음식의 책임, 금전의 책임 등 어려운 상황을 견디면서 이겨나가는 것이 어른의 상징이다. 


    10여 년 전이었다. ㅂ씨는 세상물정도 모르고 살아갔었다. 사람들은 ㅂ씨를 보고 따가운 눈총을 보냈었다. 당시 ㅂ씨는 부끄러운 삶인지, 현사회의 도피처의 삶인지도 모르는 채 움막생활을 시작했다.  


    심신이 지칠 대로 지쳐있는 그에게는 움막생활도 가분했다. 뼈아픔과 고통의 나날이었다. 지인들의 일손을 거들면서 하루하루를 소일해야만 했었다. 어쩌면 심신이 나약해진 그에게 맑은 공기와 맑은 물이 필요했는지 모른다. 


    예부터 건강을 잃어버리면 인생의 전부를 잃는다고 했다. 건강을 잃어버린 그에게는 건강을 되찾는 게 급선무였다. 그는 깊은 산속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산송장이나 다름없었다. 썩어문드러지고 있는 나목에 불과했었다. 경사지를 오르내리는 것마저도 힘이 들었던 그에게는 붉은 사랑이 묘약이었다. 


    그를 간호하면서 꽃나무를 키우려는 아내는 오월의 여인이었다. 오월의 여인은 어른이었다.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언행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이었다. 거짓을 모르고 진실만을 추구하는 엄마였다. 누이였다. 


    그 여인은 카네이션의 붉은 꽃보다도 더욱 진한 검붉은 꽃을 피우려 안간 힘을 쏟았었다. 잡초를 제거하고 황무지를 개척했었다. 돌멩이를 주어모아 움막을 짓고 돌밭을 텃밭으로 바꾸는 일을 지속적으로 실행했었다. 


    고추와 가지를 심어 밑반찬을 만들고, 정원수의 줄기를 잘라 뿌리를 내리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었다. 심지어 그 여인은 임업후계자교육을 수료했으며 임업여인으로 변신했었다. 그리고 산다화를 비롯해 황금사철과 각종화훼종류의 묘목 등을 생산하는 비닐하우스를 시설했었다. 


    무엇보다도 그 여인은 익어가는 연륜을 꽃피우기 위해 움막생활을 시작했었다. 움막황토 방에서 자고나면 온몸이 풀어진다는 그녀는 산의 여인이었다. 새벽이면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새소리 물소리를 듣고자 산책을 나선다. 게다가 붉디붉은 아침 해가 솟아오르면 고사리와 취나물을 뜯으며 콧노래로 흥얼댄다. 또 그녀는 오월여인이었다. 순수미모를 떠나서라도 오월의 여왕답게 비닐하우스 속의 묘목관리는 물론 노지묘목관리까지 시간가는 줄 몰랐었다. 


    지난 어버이날이었다. 묘목관리에 여념이 없었던 그녀에게도 어버이사랑은 찾아왔었나 싶다. 아버지 산소를 비롯해 어머니를 뵈러 가고픈 마음이 일렁였다고 한다. 그녀는 카네이션 꽃과 함께 어머니를 찾아뵙지 못한 자신의 행동을 안타까워했다. 동생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해주길 바란다면서 차마 움막을 떠나지 못한 심정을 토로했었다. 


    그리운 어머니와 동생들을 멀리한 채, 계절의 여왕 오월을 살찌우고 있는 그녀다. 아마도 그녀의 일상은 붉디붉은 검붉은 엄마 꽃을 피우기 위함인지, 검붉은 사랑열매를 맺으려고 어른 꽃을 피우기 위함인지, 알 수는 없다.


    오월은 만인의 계절이다. 오월은 겁의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사랑의 쉼표다. 카네이션을 비롯해 붉은 장미와 붉은 꽃들이 피어나는 여왕의 계절이다. 이 계절 앞에 엄마 꽃도, 어른 꽃도, 성인 꽃도, 모든 꽃을 피울 수 있는 움막의 일상이 보고프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22-05-09 06:27 송고 2022-05-09 06:29 편집
    엄마 꽃이 피는 움막에서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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