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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꽃 피었네/새빨간 석류꽃 피었다네/붉디붉은 이야기를 엮은 채/살가운 우림농원에 살포시 피었네

고흥반도 끝자락/소담스런 어촌마을에/상록수 삶, 살아가는/우림철학 연구하는 그 친구/농심 밭 일구며/석류사랑에 빠졌다네

친구들의 숲/정으로 둘러 온지 60평생/석류꽃에 반하고/석류열매에 취해/가시 찔린 아픔도/썩음 병에 걸린 비애도/주름지고 구겨진 세월도/모두모두 잊은 채/석류꽃 피우고 피웠다네

외롭고 쓸쓸한 계절/가을의 전설 따라/터져오는 붉은 가슴의 열정을 보고/쏟아질듯 엉겨 있는 빨간 알맹이들의 밀어를 들으며/석류이야기를 애써 쓰고 있는 우림친구/그 친구는/오늘도 서쪽바다 저녁놀 바라보다 석류만 바라보네

우림농원 석류꽃은/상기된 소녀얼굴로 핀다네

우림농원 석류열매는/불혹여인 젖가슴으로 익는다네

며칠 전이었다. 석류꽃이 붉게 피었다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 고흥반도를 찾았다. 그곳은 지구촌에서도 대한민국, 전라남도 고흥군 과역면 노일리 외로마을 “友林농원”이다. 검게 그을린 피부에 상냥한 웃음을 띠고 있는 농원주인 김영문씨(62세. 남. 농업), 그의 한마디는 “농심”이었다.

그는 태어나서부터 줄곧 이곳을 지켜온 상록수농부였다. 자신보다도 남을 먼저 생각하면서 공동체 삶을 추구하는 일꾼으로 정평이 나있다. 자신의 일을 하다가도 남에 일이라면 자신의 일은 내동댕이치고 남에 일부터 처리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일찍이 순천농전 임학과 5년제를 졸업하고 곧바로 고향농촌으로 돌아와 시작한 것이 유실수심기였다. 감나무를 비롯한 각종 유실수를 심고 가꾸는 일에 전념을 했다. 특히 고흥지방에서 생산되고 있는 양다래와 석류사업은 선구자역할을 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가 소유하고 있는 “우림농원”에는 수 천주의 석류와 양다래가 결실을 맺고 있다. 선홍빛을 토하며 살포시 피고 있는 석류나무는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고 주렁주렁 매달린 양다래 열매는 풍성한 농심을 대변해 주는 듯했다.

그는 말했다. “흙은 속이지 않고 진실하다며 모든 작물과 나무는 정성과 관심 없이 가꿀 수 없으며 정성과 관심을 쏟을수록 수확에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고 했다. 게다가 그는 “고흥지방의 농민을 위해 자신이 연구하고 개발한 석류에 관한 지식들을 전해주고 싶다”고 했다. 특히 그는 고흥지방에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석류품종의 선별과정에서 자신은 너무도 많은 시간(10여년이라는 세월)과 노력을 허비했었다며 이젠 그 결과를 전파하겠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우림友林 농원 김영문씨는 자신이 힘겹게 터득한 지식들을 동네사람은 물론 고흥지역농민들에게까지 널리 알려주려는 상록수적인 농심을 지녔다. 그리고 여성들에게 좋다는 석류열매 가꾸기에 여념이 없다.

풍성한 가을, 그 가을을 위해 오늘도 우림농원 석류꽃은 선홍빛으로 붉게 타고 농부의 농심도 붉게 물들어 가고 있을 것이다.

아무튼 석류꽃 붉게 핀 아름다운 풍광을 보고 싶으면 우림농원으로 가보라. 아니 소담스런 어촌마을에서 상록수적인 농심을 얻고 싶으면 우림농원 김영문씨를 찾아 석류에 얽힌 작은 이야기들을 나눴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