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은 동심이 머무는 곳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順天사람들은 하늘의 뜻을 따르고 있다. 즉, 어린아이처럼 때 묻지 않고 순수함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어린아이의 마음처럼 그저 까만 눈동자 깜박거리며, 미소를 머금은 철모르는 동심만이 머물 수 있는 곳이 순천 땅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일까? 예부터 順天은 인물과 인심이 좋다는 호평이나 있다. 어쩌면 順天이라는 지명부터가 인의예지를 갖추게끔 하명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늘의 뜻을 따르려면 사람이 마땅히 갖추어야 할 네 가지의 성품을 지녀야 한다. 그것은 곧 어질고, 의롭고, 예의 바르고, 지혜로움일 것이다.
가끔 필자는 순천이 고향인 정채봉 동화작가의 활동상을 생각할 때가 있다. 그의 마음은 언제나 고향순천을 떠나지 못했었다. 일찍 고향을 떠나 서울 땅인 타향에 살면서도 동심을 그리워했었다. 그의 작품에는 어린 날의 고향에서의 추억들이 고스라니 남아 있다. 특히 정채봉 작가는 샘터라는 월간지를 통해 순천의 이미지와 동심 등을 많이도 표출했었다. 그중에서도 엄마의 정을 그린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이라는 작품은 심금을 울리고 있다.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 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 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오월 들어 어머니날을 맞이했고 가정의 날도 맞이했었다. 그의 작품을 통해서 순천의 이미지가 승화되고 끈끈한 엄마사랑도 상기되고 있다. 고인이 된 그가 살아 있었다면 필자와 함께 송광사 불일암과 천자암을 찾아 오월의 순천하늘을 마음껏 바라보았을 것이다. 오월이 되면 한없는 그리움과 순천의 동심을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고인이 된 인물부터 생존해 있는 인물들까지 부지기수다.
무엇보다도 생존해 있는 인물 중에서 김태년 의원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오월 들어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순천출신으로 여당의 원내대표가 된 정치인물은 처음인 것 같다. 어린 시절을 순천에서 보냈었던 그는 동심을 잊을 수 없단다. 그의 순수함으로 원내분위기는 물론 정치무대가 변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사실, 순천사람들은 그가 순천을 생각하는 마음이 깊었다며 그의 언행을 심중에 되새기고 있다. 지난 일이지만 “잡월드”가 순천으로 유치되었고, 그 예산이 삭감위기에 놓였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그는 순천에 유치된 잡월드의 예산을 삭감해서는 안 된다며 적극적으로 방어했었던 순천사람이다. 그 때부터 순천사람들은 김태년 의원의 동심은 아직도 순천에 머물고 있으며 순천을 떠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지도 모른다.
지난 7일이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당선인 총회를 열고21대국회 제1기 원내대표에 김태년 의원을 선출했다.
초선 68명을 포함해 모두 163명의 민주당 당선인이 참석한 가운데 김태년-전해철-정성호 3파전으로 펼쳐진 원내대표 경선은 ‘안정과 통합’을 강조한 김 의원의 승리로 끝났다. 당초 김태년과 전해철 두 후보가 팽팽한 경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김 원내대표가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인 82표를 획득, 선출됐다.
김 원내대표는 정견발표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과제들을 설정하고 과제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서 해결책을 찾겠다.”며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어 “당, 정, 청 내부토론은 더 치열하게, 도출된 결론은 더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며 “당, 정, 청이 원 팀이 돼 이 위기를 극복하는데 힘을 모으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정부출범직후 첫 여당정책위의장과 국정기획자문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한 김 원내대표는 “그 누구보다 문재인 정부국정과제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경제정책을 잘 알고 많이 다뤄본 제가 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적임자라고 감히 말씀드린다.”고 호소했었다.
김 원내대표는 당선소감을 통해서도 “통합 리더십으로 당을 하나로 모으고 당, 정, 청의 역량을 위기극복에 집중시키겠다.”고 당정청간 찰떡 공조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을 원내대표가 직접 챙기면서 속도를 내겠다.”며 “경제를 지키고 일자리를 지키면서 국민고통을 덜어주는데 사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무튼 순천 땅은 동심이 머무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그들의 업적을 떠나서라도 정이 깃들고 사랑이 움트는 인물의 도시다. 하늘이 숨겨둔 보고(寶庫)임에 틀림이 없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20-05-11 06:5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