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편집국장

신록의 계절! 오월이다. 어린이날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대처에서 펼쳐지고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이 자라는 계절이다. 특히 어린이에 대한 사회적인식과 어른들의 관심이 스며있는‘추억 그리는 낙안어린이날’을 들춰본다.

낙안읍성 뿌리 깊은 박물관과 그 뜨락을 무대로 펼쳐지고 있는 낙안어린이날은 빛바랜 어린이날을 반추하게끔 했다. 달고나와 그림책, 풍선아트, 낙안팔경 탁본체험, 김양남 소리청 판소리체험, 나무 줄팽이 만들기, 캘리 부채 만들기, 주먹밥 만들기, 전래놀이 과자 따먹기, 안전체험 심폐소생술, 카네이션 만들기, 소떡 만들기 등 어린이들의 동심을 그리는 행사가 펼쳐지고 있었다.

낙안 꿈지락 작은 도서관과 낙안읍성 뿌리 깊은 나무 그리고 너나들이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감명 깊었다. 그들은 빛이 바래고 있는 어린이날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한 나머지“낙안어린이날”을 고안 했으며 어린이가 즐길 수 있는 추억놀이를 접목시켰다고 했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당긴 5월 4일, 그들의 활동은 분주했다. 각종 부스설치와 자료와 재료 등 행사도구준비에 구슬땀을 흘렸다. 낙안어린이를 위한 행사가 아니라 외지 어린이들까지도 참여한 행사로 각광을 받기에 충분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푸르고 파란 오월을 닮은 어린이의 품성마냥 밝고 맑은 마음으로 낙안어린이날 행사를 아낌없이 진행했기 때문이다.

나무 줄팽이 만들기를 담당하고 있는 박인규 낙안전통주 대표는“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나무 줄팽이 만들기를 고안했다”며“무럭무럭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했다.

또 전래놀이를 담당하고 있는 김대중 이화서당 훈장은“딱지 만들기, 제기차기, 림보 등 전통놀이가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서 어린추억을 만드는 작업도 계승되어야 한다.”며“어린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면, 자신들의 추억담을 그리게 된다.”고 했다.

게다가 최명희 꿈지락 도서관 운영자와 김점석 운영위원 등 20여명의 행사위원들은 자신들이 맡은 바 책임을 성실하게 운영해 관광객들은 물론 주민들까지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인구감소로 인한 어린이날은 빛을 잃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고령화와 저출산의 사회적 분위기가 점점 더 가속화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어린이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은 어린이가 점차적으로 줄어드는 기이한 사회현상을 빚어내지 않을까 싶다.

5월 5일, 붉은 글씨의 휴일로만 생각하는 사회적 흐름과 나 홀로의 사고방식 등의 풍토가 빚어낸 어린이날은 씁쓸하기만 하다. 먼 미래의 사회의 기둥이 될 어린이의 감소는 국가적,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인구고령화와 저출산의 사회적 흐름은 어린이와도 직결된 큰 숙제다.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방정환 선생의 어린이날 노래가 떠오른다. 어린이가 감소되고 있는 풍토 속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의미조차 잃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푸르른 오월! 뜻 깊은 행사들이 펼쳐지고 있지만 왠지 모를 씁쓸함이 번진다. 하지만 어린이날 노래를 불러보고 싶다. 윤석중 시인이 1946년에 작사하고 윤극영 씨가 작곡한 어린이날 노래를 힘차게 불러본다.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우리가 자라면 나라의 일꾼.
손잡고 나가자, 서로 정답게.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듯 어린이들이 자란다는 뜻으로 지어진 이 노래가 심금을 울리는 것은. 아마도 더 이상 자랄 수 없는 어른들의 푸념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 어른들이 늙는다는 것은 아이들의 자라남을 뜻하는 것이다.

제3회 행사를 맞고 있는“낙안어린이날”현장을 찾았던 관광객은“자신도 어렸을 때 오버에 달린 큰 단추를 떼, 실에 꿰어서 팽이처럼 돌렸었다.”며“늙은이는 추억을 먹고 살고 어린이는 꿈을 먹고 산다.”고 동심을 불러 일으켰다.

필자역시“추억을 그리는 낙안어린이날”행사를 둘러보면서 어린 날에 쌓였던 추억들을 들춰보았다. 생생하게 그려지는 전래놀이들이 펼쳐지면서 동심의 세계로 빠져 들었다. 체험과 함께 전래놀이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에게 선물로 주는 뻥튀기과자도 보름달을 연상케 했으며 둥그런 추억을 쌓게 했다.

그런 까닭일까? 어린 날의 추억을 그리게 한“낙안어린이날”행사는 어린이를 위한 행사로 안성맞춤이었다. 추억을 만들고 추억을 쌓는 갖가지의 놀이들이 마음속에 와 닿고 지워지지 않았다. 게다가 어른들에게도 추억을 되새김질하는 유익한 시간이었고, 어린이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행사로 각광을 받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