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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석류 빛 닮은 위정자는 없을까 / 김용수  시인
2016-01-14 오전 10:08:36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병신년 벽두부터 혼미한 정치판을 본다. 국민과 국가는 뒷전이고 오직 자신만을 위한 위정자의 행보가 가증스럽다. 야당이 이렇고, 여당이 저렇고, 누가 누구를 어쩐다는 등 별의별 정치권의 소식들이 판을 친다.


    최근 들어 일부 국민들은 티브이나 라디오 등 각종 채널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정치판뉴스를 일부러 회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언행들이 하나에서부터 열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이 자신들의 영달에만 급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정자라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과 권리를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해 행사해야 함에도, 그들은 그들만의 정치판에서 위정자의 고귀성을 잃어버린 것 같다. 아니 위정자의 길이 어떤 길인지조차 잊어 버렸지 않았나 싶다.


    지난 2일이었다. 전남 고흥군 과역면 노일리 외로 동네를 방문했었다. 조그만 어촌이었지만 농심에서 우러나온 농부들의 끈적끈적한 정들이 이방인을 반겼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생계를 유지해 주는 것은 오로지 농사밖에 없다며 농사에 관한 이야기로 꽃을 피웠었다. 특히 10여 년 전부터 가꾸었던 석류재배에 관심을 갖고 심혈을 쏟고 있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필자가 그 동네를 찾는 날은 석류나무에 밑거름한 날이었다. 그들은 필자를 반기면서도 자신들이 해야 할 퇴비시비에 여념이 없었다. 겨울 날씨임에도 농부들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흘렀다. 까만 퇴비덩어리가 범벅이 되고 퀴퀴한 냄새가 진동을 해도 오로지 농사에만 전념했었다.


    해질 무렵이었다. 붉게 타는 저녁노을이 갯벌 밭을 헤집고 있었다. 일손을 멈춘 농부들은 고된 하루해의 붉은 빛처럼 석류의 붉은 꽃과 열매를 가슴으로 익히면서 귀가를 서둘렀다.


    그들의 저녁식탁은 그저 풍년농사였다. 붉은 석류꽃이 피어서 붉은 열매가 알알이 익어갈 때까지의 과정들을 열거였다. 더욱이 그들은 병충해의 예방법을 논의했고 판매의 유통과정을 논의 하면서 위정자들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더욱이 그들은 “나라가 어려울수록 위정자들의 ‘일 거수 일 투족’이 중요하다던데 우리네 위정자들은 자신의 영달에만 치우쳐 국가와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당리당략만 일삼고 있다”며 “올 4월 총선에서 석류꽃과 석류열매의 붉은 빛처럼, 아니 하루를 밝게 비추었다가 지는 붉은 해처럼, 국민과 국가를 위하는 위정자를 뽑아보자.”고 위정자들에 대한 분노를 쏟아 냈다. 그 분노의 대부분이 석류농사를 빗대어 위정자들을 꼬집는 논쟁이었다.


    상기해 보자. 예부터 우리의 선조들은 석류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아마도 붉은 빛을 발하고 붉은 알맹이들이 다산과 다복을 상징한다는 의미에서 더욱 관심을 가졌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일까? 석류열매를 뜻해서인지, 가을을 석류의 계절이라고도 말한다. 꽃말도 완전히 잘 익어서 쫙 벌어진 채 빨간 속을 보여주는 완숙 상태로 가을을 상징하는 ‘완숙한 아름다움’을 뜻하는 ‘완숙미’다.


    실제로 석류는 여성들과 노인들에게 직접적인 효능을 주고 있다. 천연 에스트로겐 성분은 여성 갱년기 증상완화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또한 미네랄과 비타민 등이 들어 있어 피부를 투명하고 탄력 있게 가꿔 준다고 한다. 때문에 석류가 여성의 과일로 불리어지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한다. 또 과피에는 수렴(收斂). 지혈. 지사. 구충의 효력이 있어 한방에서는 구사리(久瀉痢). 변혈(便血). 대하. 봉루. 탈항. 출적복통. 회충구제 등에 쓰이며 민간에서는 천식. 백일해에 석류껍질과 감초를 섞어 달여 마신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선조들이 관심을 쏟았던 석류의 붉은 빛처럼 완숙미를 지닌 위정자는 없을까? 아니 하루를 불태우고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 내일의 해를 잉태 하듯 해넘이의 저녁놀처럼 아름다운 위정자는 없을까?

    그렇다. 농심은 안다. 조그만 어촌의 농심이 키워지고 익어가는 날에는 당리당략과 자신의 영달에만 급급한 위정자들은 설 곳이 없을 것이다.


    아래 글은 필자가 쓴 외로 마을 담 벽에 쓰여질 ‘노을빛 꽃동네’다.


    //붉은 노을빛이/갯벌 밭 헤집는 곳/빨간 석류꽃이/마음 밭 일구는 곳/그 동네 사람들/익어가는 석류 빛으로/그 동네 찾는 이방인/짙어가는 노을빛으로/쉼없이 거침없이 익어만 가네/구름어부 붓끝 놀리고/뻘밭농부 삶을 읊조린/놀빛동네/석류동네/내일의 농심을 키우고 있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6-01-14 09:33 송고 2016-01-14 10:08 편집
    붉은 석류 빛 닮은 위정자는 없을까 / 김용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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