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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갯벌과 갈대의 사랑/ 김용수

2021-12-05 오전 11:55:38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김용수 편집국장


     

    겨울 낭만이 깃든 순천만을 거닌다. 바바리코트 깃을 세우고 찬바람과 맞서며 갯벌과 갈대밭사이를 누빈다. 하얗게 널브러진 갈대꽃개비마다 비비소리를 잃지 않고 동장군을 부르고 있다. 여자만과 고흥 만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도 갯벌과 갈대의 사랑, 아니마와 아니무스를 지켜보고 있다.

     

    순천만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을까? 갈대와 갯벌의 사랑을 지켜보아야만 할까? 무수한 생각들이 뇌리를 스친다.

     

    갯벌과 갈대밭은 역시나 순천만이야!”라는 외지인의 목소리가 들린다. 진회색으로 펼쳐진 널따란 갯벌가슴은 하늘을 품었고, 갈색줄기로 서걱대는 갈대소리는 천상의 노래가 아닐 수 없다. 역시나 생태도시 순천은 아름답고 청순하다. 특히 순천만은 천혜의 정화조로 예술품이다.

     

    순천만은 겨울 낭만을 지니고 있다. 겨울의 낭만과 참맛을 알려거든 갯벌과 갈대의 사랑을 지켜보아야 한다. 그들의 숭고한 사랑으로 순천이라는 이름이 더욱 빛이 난다.”는 노시인의 독백마냥 그 의미는 깊고 깊다.

     

    시인묵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순천만, 그곳에는 대자연의 순리를 읽을 수 있다. 진리를 찾을 수 있고, 원초적인 삶도 느낄 수 있다. 다시 말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비롯한 모든 삶들이 생존하는 모태와 그 오묘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잠시, 송수권 시인의 갈목비 12를 감상해 볼까 한다. 순천만 갈대밭길에 새겨진 시인의 체취는 순천만을 떠날 수 없다. 송시인은 자신의 학창시절에서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순천만 갈대밭과 갯벌을 안고 살았었다. 동심의 놀이터인 순천만은 송시인의 글밭이나 다름없었다. 한 때, 담배와 낚시를 즐겨했었던 송 시인에게는 순천만 갈대밭이 유일한 휴식처였었다. 틈만 나면 순천만 샛강을 찾아 낚시를 드리우며 시어를 낚았었다. 유일하게도 갈목비 1편에서부터 13편을 건져 올릴 때까지 순천만 갈대밭과 갯벌 밭은 밀어를 속삭이고 있었다. 더욱이 갈대밭과 갯벌 밭은 순천시민의 정서를 담은 쉼터로 자연사랑이 깊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송시인과 필자는 아니마와 아니무스로 엮인 동성애로 열애했는지도 모른다. 별다른 사유도 없이 같이 있는 시간들이 많아졌고 함께 하는 시간들이 즐거웠었다. , 촌음을 아껴 써야 함에도 송시인은 필자를 찾았었고, 필자역시 송 시인을 줄곧 찾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의 시간들이 즐거움이었고, 행복함이 아니었는가 싶다. 어쩌면 송 시인과 함께한 시간들이 잊을 수 없는 추억담으로 남았다. 그가 필자를 아끼듯이 필자도 송 시인을 따르고 존중했었다.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면서 송시인과 함께한 나들이 시간들은 지워 지지 않는다. 그 원인과 까닭을 물을까 싶다.

     

    시를 쓰고, 수필을 쓰고, 소설을 쓴다는 글쟁이들은 나름대로의 고집이 있다. 좋게 생각하면 개성이고, 나쁘게 생각하면 아집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글쟁이들의 논쟁은 끊이지 않는다. 특히 작품의 성격과 장소에 따라서 감상평이 다르듯 인간애도 사후의 평이 다르다. 그래서일까? 송시인의 순천만 갯벌과 갈대밭을 배경으로 갈목비 13편의 작품들은 극히 서정적이며 훌륭하다는 평이다.

     

    순천만의 갯벌과 갈대밭은 시인묵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글의 쉼터다. 아니다. 모든 오물을 걸러내는 정화조다. 사람들이 버리고 간 온갖 쓰레기와 오물을 깨끗하게 정화하는 순천만, 그곳은 자연치유력을 지닌 보물창고다.

     

    개인은 물론이고 단체의 문단활동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순천만의 갈대밭과 갯벌 밭은 예술문학의 텃밭이다. 그곳은 수많은 문학작품들의 탯줄이며, 글밭으로 사람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송시인의 갈목비12를 읊조리며 갈대밭을 거닐어 봄도 좋을 성 싶다.

     

    대대갈밭 눈이 내린다

    샛강으로 가는 갈밭 사잇길 하모니카 소리 들린다

    머나먼 스와니 강물을 이끌고 그녀가 왔다

    반세기 만에 꼭 한 번 오긴 왔다

    끼대 올 것이면 진작에나 끼대 올 것이지!’

    내리는 눈발 속에서 갈목을 뽑으며 그녀의 욕설을 퍼부었다

    함론 묘지공원 묘비가 꽂혀 있는 그녀의 무덤

    그곳에 눈이 내리면 이곳에도 눈이 내리는 걸까

    사이드레거 라는 예쁜 이름의 병을 얻어

    외로운 병실에서 그녀는 죽어갔다 한다

    화포나 와온 쪽 포구에서 흘러오는 유빙을 따라

    뻘강을 건너 우리는 세계의 정원으로 간다

    흰 튤립과 백합이 핀 네덜란드의 정원을 지나

    그녀의 침실이 있는 바로크식 독일정원으로 간다

    인부들의 눈 치우는 삽질소리가 맑게 들린다

    베란다 탁자위엔 누가 마시고 간 흑맥주병과

    하이네시집 한 권

    쾨른의 흑맥주를 즐겨 마신다던 그녀의 음성 위에

    오늘은 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하며 흰 눈이 내린다

    머나먼 스와니 강물을 이끌고 그녀가 왔다

    겨울 철새들이 들판 가득 날아 내린다

    (송수권 시인의 갈목비12’ 전문)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21-12-05 11:55 송고
    순천만 갯벌과 갈대의 사랑/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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