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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2013-06-15 오전 12:16:04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정호승은 1950년 대구출생이다.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석굴암을 오르는 영희>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첨성대>가,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위령제>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정호승 시인은 ‘슬픔’을 인간 존재의 실존적 조건으로 승인하고, 그 운명을 ‘사랑’으로 위안하고 견디며, 그 안에서 ‘희망’을 일구어내는 시편 속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구축하고 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시 속에서 말하는 이는 ‘나는 ~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 사랑한다.’라는 문장을 반복하면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직접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시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이란 ‘그늘(눈물)이 있는 사람/ 그늘(눈물)을 사랑하는 사람/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 주는 사람’이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3-06-15 00:16 송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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