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港口)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뫼 끝에 홀로 오르니
흰 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고향>은 1932년 7월 동방평론에 발표된 정지용(鄭芝溶:1903∼1950)의 향수와 짝을 이루는 대표시이다. 그리움을 안고 찾아온 고향에서 느끼는 상실감을 표현하고 있다.
<고향>은 자연과 인간사(人間事)를 대비시켜 고향에 대한 상실감을 간결하고 담담하게 담아내고 있다. 고향의 상실감은 고향의 외부 모습이 변해서 생긴 것은 아니다. 작가 자신의 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던 고향의 이미지가 현재의 고향과 다름을 표현한 것이다.
<고향>은 일제강점기의 조국과 국권회복을 갈망하는 뜻도 담고 있다. 8·15광복 직후 채동선(蔡東鮮:1901∼1953)이 작곡하여 유행가로 널리 애창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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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0 13:46 송고
2013-06-10 13:49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