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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호에게 / 정홍순
2014-11-27 오전 9:30:35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은빛바다가 가을을 타는지 짙푸른 외투 깃을 세워 입었구나


    소호요트장 넘실거리는 면경위에

    네가 놓고 간 안부 쳐다보며

    갈매기는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서울까지 동백꽃 기별 달쯤 까맣게 잊고 있을 너

    하긴 여수로 목 빼 붙이고 애끓는 시험 중지할 수 있겠느냐


    유달리 앳되게 자란 여수 애야

    눈물이 너를 지우지 않기 바란다


    네 슬픔 보내지 않아도 조석이면 오동도 동박새는 날마다

    꽃 시름에 눈물겹구나


    너의 벗 현진이도 은거 중 과문을 잘 짜고 있다 들었다


    올 겨울 네가 어찌 더 춥다하겠니

    겨울나무는 도리어 폭설의 어깨가 될 것이고

    가지에 이는 바람소리는 깊은 생각 혹은

    가난한 기도일수도 어쩜

    굳게 서는 너의 현실이 아니겠느냐


    이국의 배들이 닻을 내리고 있다

    과동하고 떠날는지 모르지만 오늘 너는 어디에 닻을 두느냐

    사는 대로 생각하지 말고

    꽃피는 동백바다는 잊지 말거라

    한 철에 진다해도 너는 정녕 잊지 말거라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4-11-27 09:20 송고 2014-11-27 09:30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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