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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바다 붉새 / 김용수
2017-03-21 오후 8:45:08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뒤로 넘긴 역사 420년
    조선수군본영 고금도는
    붉디붉은 북새가 떴다


    덕동우물 벌컥벌컥 들이키며
    휴우우우 숨 고르는 난민들은
    수 닭 홰치는 소리
    벽파소리를 듣는다


    산위에 올라 붉새 바라보며
    북새, 복새, 뿔새 불살, 불근살
    그 뜻 그 믿음 되뇌고 읊조린다


    충무공의 “약무호남 시무국가”
    “필사즉생 필생즉사”의 그 말
    남바다 붉새가 물어물어 나르고
     
    왜놈들 간장 비튼 한산대첩은
    지구촌 해전사에 한 획 그었고
    울돌목 물길 꿰찬 명량대첩은
    왜놈들 수장시킨 고뇌의 바다로
    조, 일, 명 3국이 교전한 순천왜교성 전투는
    유정, 진린의 뇌물 꾀임으로 통분의 바다로
    “한놈도 살려 보낼 수 없다”고 외치며
    왜놈들 퇴각로 차단했던 노량대첩은
    충무공이 전사한 죽음의 바다다 


    옥문을 나선 백의종군 길
    서럽고 슬픈 마음 비할 데 없다


    정으로 권한 술
    차마 사양할 수 없고
    억지로 마신 술
    취기어린 붉새로 떴다
     
    난중일기서
    “하늘도 캄캄했다”는 심정
    “대낮의 해조차 색깔이 변했구나”의 통곡
    남바다 곳곳을 찢고 찢는 울부짖음이었다


    어머니 잃고 막내아들 면까지 잃은
    이순신은 실성해 통곡 또 통곡 했다 
     
    떠날 수 없는 남쪽바다서
    목숨을 던졌던 이충무공
    그 유해를 80일간 모셨던 고금도 월송대  
    풀도 자라지 않고 장부의 가슴 도려낸다


    푸른 달빛이 뿌리는 정유재란

    묻혔던 역사 들추고
    그날의 조각난 사연들
    남바다 붉새로 뜨고 있다


    * 붉새 / 노을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7-03-05 10:14 송고 2017-03-21 20:45 편집
    남바다 붉새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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